인피니티 관계자는 22일 “석 달 전 출시한 신차 FX30d를 찾는 소비자가 적어 고민”이라며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신차효과도 없어 현재와 같은 판매량으로는 판매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지난 2월 ‘올 뉴 인피니티 FX30d’를 선보였다. 닛산 브랜드에서 아시아 최초로 디젤엔진을 탑재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이다. 한국닛산 측은 그동안 침체됐던 인피니티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닛산 측은 “연간 240대 이상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 20대 이상 팔아야 하는 수치지만 FX30d는 2~4월까지 3개월간 27대만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FX30d는 경쟁차종인 BMW X5 30d나 포르쉐 카이엔보다 가격이 싸지만 품질이나 브랜드 만족도가 낮은 것이 문제”라며 “8000만원의 가격이면 다른 선택지가 많은 것도 판매 부진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인피니티와 렉서스 등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판매량은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17%씩 늘어나는 BMW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에 밀리는 형국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인피니티 신규 등록대수는 390대. 작년 같은 기간(875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 한 해 동안 2151대가 판매되며 2010년(3118대)보다 31.0%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렉서스는 인피니티보다는 나은 상황이지만 감소세는 여전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렉서스의 신규 등록대수는 1314대. 지난해 같은 기간(1408대)보다 6.7% 줄었다. 같은 기간 BMW는 전년 대비 16.8% 늘어난 9391대를 팔았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올 하반기 GS 및 RX350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렉서스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ES의 풀체인지 모델이 하반기 출시예정이기 때문에 다시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렉서스는 올 한 해 판매목표를 7700대로 잡았지만 이런 추세라면 4000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렉서스는 지난 17일 SUV RX350의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590만~940만원 대폭 내리기도 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