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정오 경북 울진군 후포항. 잔잔한 바람속에 세계 각지에서 온 요트들이 출발선에 정렬했다. 출전 준비를 알리는 노란색 깃발이 올라가자 요트의 휠(wheel·방향타)을 잡은 스키퍼(skipper·선장)가 선원들에게 준비 지시를 내렸다. 이어 빨간색 깃발이 하늘 높이 오르자 요트들이 지그재그로 돛을 움직이며 힘차게 물살을 갈랐다.

대한요트협회와 울진군, 한국경제신문(주관언론사)이 공동주최한 제5회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 개막식 행사로 인쇼어경기가 펼쳐졌다. 후포항 외해에서 40분 동안 삼각코스를 누가 빨리 통과해 돌아오느냐를 겨루는 경기다.

이운학 대한요트협회 경기위원은 “인쇼어 경기는 가까운 거리에서 공격적인 레이스를 펼치기 때문에 ‘물 위의 쇼트트랙’으로 불린다”며 “암초, 돌풍 등 돌발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요트 뒤에 모터보트를 탄 심판이 따라가면서 상황에 따라 판정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열린 개막식에는 박순호 대한요트협회장과 이주석 경북도 행정부지사, 임광원 울진군수, 최강열 대한요트협회 실무부회장 등 관계자 300여명과 시민 1000여명이 참가했다.

박순호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평화의 바다 동해에서 펼쳐지는 우정의 레이스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며 “대회 기간 별 다른 사고 없이 무사히 경기를 치르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은 영상축하 메시지를 통해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는 요트 불모지 한국에 요트 레저문화와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며 “한경도 요트 레저문화 확산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행사로 인구 5만2000여명의 울진군에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울진군은 “대회 유치로 경제 유발 효과가 300억원, 관광객 유입 효과가 1만여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23일에는 외양(오프쇼어) 경기가 울진 후포항과 울릉도, 독도 일원에서 열린다. 이 경기는 후포항을 출발해 울릉도와 독도를 한 바퀴 돌아오는 것으로 총 항해거리가 1000㎞ 구간에 이른다. 한국 러시아 미국 등 10개국에서 요트 25척, 선수 219명이 참가했다.

이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극동러시아해양대 학생 200여명이 러시아 범선 나제즈다호를 타고 후포항에 입항해 눈길을 끌었다. 미 플로리다주립대 요트부 여학생 4명도 이날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관계자들은 “코리아컵이 명실상부한 국제 요트대회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임광원 울진군수는 “이번 대회 개최를 통해 울진군이 해양레포츠의 거점지역으로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하고 앞으로도 적극적인 스포츠 마케팅과 대규모 레포츠대회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했다.

울진 =김덕용/강종효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