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38년 지킨 뉴욕제과 사라지고 추억의 빵집 자리 'SPA 점령'
1974년 문을 연 뉴욕제과 강남점(사진)이 내달 문을 닫고, 이 자리엔 제일모직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들어선다.

뉴욕제과를 운영하는 이 건물의 소유주 ABC상사는 강남점을 이달 말 폐점, 임대사업으로 전환한다고 18일 밝혔다. 손병문 ABC상사 회장은 이날 “강남역 인근에 있는 빵집들이 대부분 체인점이어서 경쟁이 치열했다”며 “임대사업으로 전환하면 보다 많은 수익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이달 초 제일모직과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강남역 10번 출구 앞 뉴욕제과’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만남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지하철 강남역보다 먼저 생긴 곳으로 1974년 당시엔 반포천이 흐르고 콩밭이 있는 황량한 벌판이었다. 지금까지 38년간 한곳에서 강남역의 번영사를 지켜본 셈이다. 하지만 지점을 160개까지 확장하다가 1998년 외환위기 때 어려움을 겪었다. 강남점과 뉴욕빌딩이 그해 ABC상사에 매각돼 ‘ABC뉴욕제과’가 됐다.

이 건물의 1~4층에 들어서는 에잇세컨즈는 다음달부터 리모델링을 거친 뒤 오는 8~9월께 문을 열 계획이다. 심문보 제일모직 홍보팀장은 “현재 가로수길, 명동, 타임스퀘어, 현대백화점 신촌점, 디큐브시티 등 5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올 하반기엔 강남역과 여의도IFC몰 등 3~4개 매장을 더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