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대장주 삼성전자가 주춤거리는 사이 업종 내 다른 종목들은 크게 상승하며 대조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수급 요인에 따라 일시적으로 업종 내 주도주 역할을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종목들이 나눠서 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세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오후 2시35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000원(0.16%) 상승한 123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6.18% 빠졌던 주가는 오전 중에는 2.36% 추가 하락했다가 낙폭을 줄인 모습이다. 외국계 주문창구인 CS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등은 매도상위를, 노무라는 매수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6.29%, LG디스플레이는 2.74%, 삼성SDI는 3.24% 상승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에는 전날 애플이 엘피다에 대량 주문했다는 대만언론의 보도가 과장됐다는 분석이 반등 계기가 됐다.

다른 IT 종목들은 중국의 가전 소비 진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절전형 가전제품, 소형차 등 에너지 절약 상품 판매에 6조7000억원에 달하는 재정을 보조키로 했다.

이승철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에 대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는 것에 따른 차익실현, 애플의 배신설(說), 갤럭시S3의 부진 우려 등이 글로벌 악재와 겹치면서 투자심리를 더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가 쏠림현상의 역풍을 맞는 동안 다른 IT종목들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 '쏠림 현상'에 대한 반대급부로 해석된다"라며 "삼성전자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SK하이닉스나 LG디스플레이 등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삼성전자 쏠림 현상에 따른 반대급부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날 흐름만 놓고 삼성전자와 다른 IT종목의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며 "대외 변수에 따른 수급 요인이 크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등락은 전적으로 수급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는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으나 장 상황이 개선될 때는 다시 삼성전자 중심의 흐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