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급락 구간을 거치면서 낙폭과대주가 속출하고 있다.

그리스 총선에서 기존 연립 정당이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해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지만, 낙폭과대주를 주목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잇따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매물 부담이 적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지난 2일을 기점으로 하락 전환, 전날까지 7.93% 급락했다.

같은 기간 중 최고치 대비 낙폭이 큰 업종은 건설주로 하락폭이 12.26%에 달했다. 전기전자(-12.18%)와 기계(-10.09%), 운수장비(-9.73%), 화학(-8.63%), 유통(-6.22%), 철강금속(-6.02%)이 그 뒤를 이었다.

통신과 금융 음식료품 업종은 4%대 하락세를 보여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지 않은 편에 속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그리스의 상황에 따라 시장의 불확실성은 유동적이고, 예측의 범주에 있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은 극단적 상황을 반영한 수준에 근접해 가격매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 자체 낙폭이 커 가격적인 이점이 서서히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낙폭과대주에 대한 관심이 우선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전날 급락했기 때문에 가격 이점을 잘 활용할거냐 또는 업종간 격차가 줄어든 점을 이용해 타 업종을 주목할거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며 "화학이나 기계 업종은 2분기 실적에 대한 자신감은 없지만 그간 낙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가격적인 메리트를 우선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낙폭과대주에 대한 기대감은 살아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연기금은 2011년 하반기 외국인의 매도 공세 속에서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었다"며 "연기금이 매수에 개입할 가능성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팀장은 "연기금의 경우 특정 업종에 집중하기보다 인덱스에 가까운 매매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당장 가격부담이 남아있는 IT와 자동차보다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가격부담이 크지 않은 조선, 건설, 기계, 화학, 정유 등 낙폭과대주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코스피지수가 이미 1700선을 밑돌고 있다는 점은 낙폭과대주의 가격부담이 크지 않고, 매물이 상당히 소화된 상태라는 것을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낙폭과대주에 대한 접근은 단기적으로 할 것을 권고했다.

송 연구원은 "낙폭과대주의 반등이 연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경기 회복과 경제지표에 대한 신뢰도와 자신감이 기반이 되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대외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보다 단기 매매에 치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