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3D페어 행사장 안의 교육방송(EBS) 부스에 외국인들이 몰려 3D 다큐멘터리 ‘위대한 바빌론’을 시청했다. 이들은 영상을 보고 난 후 구매 상담을 하고 싶다며 EBS 실무 담당자의 연락처를 받아갔다. 류은지 EBS 홍보사회공헌부 과장은 “미국에서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바이어들인데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구매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분야에서도 3D 비중이 커지고 있다. 8500만개의 벽돌과 황금 22t으로 만들었다는 바벨탑의 건축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고, 구석기인들의 생활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도 있다.

EBS는 지난해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를 다룬 3D 다큐 ‘신들의 땅, 앙코르’와 한반도 최초의 인류를 그린 ‘전곡리 사람들’에 이어 올해 말에는 ‘위대한 바빌론’을 선보인다. 내년에는 ‘위대한 마야’ ‘위대한 로마’ ‘한국의 강’ 등을 내놓는다.

다른 업체들도 3D 다큐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HD방송은 반딧불이를 초근접으로 촬영한 3D 자연다큐 ‘반디의 숲’으로 올해 인터내셔널3D소사이어티 시상식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다. 이 회사는 2010년 ‘생명의 섬 제주’ ‘나비의 꿈’ 등의 3D 자연다큐를 제작했고 지난해 하반기에도 해발 4000m 이상의 중국 소수민족 거주 지역을 현지 촬영한 ‘대륙의 혼, 중국’을 방영했다. CJ파워캐스트는 4명의 우리나라 인간문화재를 다룬 ‘울림’을 선보였고, 3D영상 전문 기업인 레드로버도 국산 무기를 다룬 다큐를 방영했다.

3D 다큐멘터리 촬영은 2D보다 까다롭다. 입체감을 얼마나 구현할 것인지에 따라 작품 구성과 스토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제작 기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2D의 1.5~2배가 든다.

김혜림 한국HD방송 PD는 “3D는 시청자에게 사물 바로 옆에 있는 듯한 생동감을 주는 높은 차원의 기술”이라며 “3D에 대한 이해 없이는 가상현실 등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3D 다큐멘터리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얘기했다.

3D 다큐 제작 편수만큼 해외 판매도 늘고 있다. EBS ‘신들의 땅, 앙코르’는 지난해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가로 미국 다큐전문 채널 스미스소니언채널에 수출됐고 미국 PBS, 프랑스 아르테 등과 다른 작품 판매 협상도 진행 중이다. 한국HD방송도 ‘대륙의 혼, 중국’ ‘반디의 숲’ 수출을 프랑스 오랑주 채널과 협의하고 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