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의 물질특허가 17일 만료되면서 국내산 제네릭(복제약)이 일제히 시장에 쏟아진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대웅제약 일양약품 비씨월드제약 국제약품 한국유니온제약 등 6개 제약사가 비아그라의 특허 만료 다음날인 18일부터 복제약 판매에 들어간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18일부터 비아그라 복제약 ‘헤라그라정’을 선보일 예정이며 판매가는 출시일에 맞춰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비아그라 제네릭은 15개 업체 28개 품목이 허가를 받고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18일 6개 제약사 제품이 출시된 이후 다음달에도 10여종이 추가로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앞서 제약사들은 복제약 허가 과정에서 선정성 논란을 빚은 제품명을 대부분 교체했다.

CJ제일제당은 당초 예고했던 ‘헤라크라’에서 ‘헤라그라’로 제품명을 바꿨고, 비씨월드제약은 ‘스그라’에서 ‘실비에’로, 일양약품은 ‘오르맥스’에서 ‘일양실데나필’로 각각 변경했다.

아직 허가를 받지 않았지만 선정적인 제품명으로 알려진 하나제약의 ‘세지그라’, 동광제약의 ‘자하자’ 등도 허가 과정에서 이름을 바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웅제약 ‘누리그라’, 서울제약 ‘불티스’, 삼아제약 ‘비아신’ 등은 제품명 변경 없이 그대로 허가받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미약품 ‘팔팔’, 동화약품 ‘헤카테’ 등도 이름을 바꾸지 않고 출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비아그라 복제약은 대부분 정제형(알약)과 세립형(분말)으로 제작됐다.

CJ제일제당은 정제형인 ‘헤라그라정(50㎎·100㎎)’을 18일 출시하고 세립형인 ‘헤라그라세립’은 다음달 시판할 예정이다. 삼진제약의 ‘해피그라’도 정제형과 세립형을 함께 내놓는다.

일양 비씨월드 대웅 한미 동화 국제 한국유니온 등은 알약 형태로만 제품을 내놓는 반면 일동 건일 삼아 코오롱 등은 체내 흡수가 빠른 분말 형태로 출시한다.

가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지만 업계에선 기존 화이자의 비아그라가 1정당 1만2000원이었던 것에 비해 복제약은 그보다 훨씬 저렴한 3000~5000원 선에서 책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약사 관계자는 “워낙 많은 복제약이 나오는 만큼 대형병원과 비뇨기과를 대상으로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영업전에도 불이 붙었다”며 “리베이트 제공이 금지된 탓에 제약사마다 저가 경쟁력을 내세울 것이고 결과적으로 제품 가격이 예상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지난해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규모가 1000억원대(매출 기준)였다면 올해는 1500억원대로 급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CJ제일제당과 비아그라의 오리지널 제약사인 화이자는현재 용도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다. 화이자 측은 “물질특허가 17일 만료되지만 해당 물질(성분명 실데나필)을 발기부전치료제로 만들 수 있는 용도특허 만료기한은 2014년 5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