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애플의 모바일 D램 공급처 다변화 루머에 출렁이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이 엘피다에 모바일 D램을 대량 주문했다는 루머가 돌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대만의 디지타임스는 전날 애플이 모바일 D램을 대량으로 엘피다메모리의 히로시마 12인치공장에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주문량은 엘피다 히로시마공장 D램 생산량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외신은 추정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 엘피다에 주문을 한 것은 세계 3위 D램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엘피다 인수의 유력 후보인 마이크론을 향후 아이패드와 아이폰용 부품의 중요한 공급업체로 고려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루머의 진위 여부와는 무관하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이 삼성으로부터 부품 물량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엘피다의 상황을 이용, 저가 물량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판단했다

최도연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만약 루머가 사실이라면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생산에 대한 리스크를 짊어지는 것"이라며 "엘피다가 애플 물량의 약 40%를 처리할 수 있다는 최대한의 가정을 求囑捉� SK하이닉스의 연간 D램 매출 감소분은 2.2%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피다 루머가 사실이라도 국내업체의 납품 물량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SK하이닉스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으로부터의 물량 확보도 쉽지 않은데 SK하이닉스의 물량을 대대적으로 줄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최근 SK하이닉스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는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 역시 "D램 산업은 구조 특성상 자금 투여로 견딜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라며 "최종적으로 경쟁 1위업체 만이 살아남는 구조로 재편성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37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날 보다 4.94% 급락한 2만4050원에 거래되고 있고, 삼성전자도 3.51% 내린 126만5000원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