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IT쇼] '사람과 기기의 소통'…몸짓ㆍ눈짓ㆍ음성 명령에 'TV가 말을 듣네'
[월드 IT쇼] '사람과 기기의 소통'…몸짓ㆍ눈짓ㆍ음성 명령에 'TV가 말을 듣네'
‘월드IT쇼(WIS) 2012’의 슬로건은 ‘정보기술(IT)을 넘어서(beyond IT)’다. 이날 전시회에 선보인 출품작들은 대부분 ‘기술을 이용한 소통’에 무게를 뒀다.

하드웨어나 네트워크의 ‘고성능 경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기술을 이용’하는 제품들이 관람객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삼성·LG, 소통을 강조하다

75인치 대형 3DTV를 이번 행사의 메인 제품으로 내놓은 삼성전자는 ‘기기와 인간의 소통’을 강조한 감성적인 기술을 선보였다. 기계가 인간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스마트 인터랙션 기능’을 프리미엄 TV마다 적용했다. 이 기능은 사람의 동작이나 음성, 얼굴까지 인식해 직관적으로 TV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목소리로 TV 전원을 켜거나 끌 수 있는 것은 물론 채널도 바꿀 수 있다.

삼성전자가 동작 인식 기능 체험을 위해 따로 만든 부스에서 관람객들은 TV 앞에서 손을 PC의 마우스처럼 이용해 채널을 바꾸고 웹브라우저를 조정했다. 사용자의 얼굴을 등록하면 TV가 이를 인식해 웹사이트 등을 이용할 때 아이디나 패스워드를 이용할 필요가 없는 기능도 이 제품은 선보였다. ‘올셰어(All Share)’ 기능을 이용하면 스마트폰 화면을 TV의 대형 화면으로도 볼 수 있다.

55인치 OLED 3D TV로 기술대상을 받은 LG전자는 ‘매직 리모컨’ 기능을 채택했다. 이 역시 시청자의 몸짓이나 음성으로 TV 제어가 가능하도록 만든 기술이다. 음성만으로도 문자 입력이 가능했다. 리모컨을 움직여 PC 마우스처럼 페이지를 쉽게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기능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통신사, IT미래상 알리기

SK텔레콤은 LTE 신기술은 물론 ‘통신기술을 실생활에 응용’한 여러가지 사용 방법을 선보였다.

특히 스마트폰과 로봇을 결합한 교육서비스 ‘스마트 로봇’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세계 지도가 그려진 테이블 위에 각 나라의 국기가 그려진 주사위를 던지자 로봇이 해당 국가의 위치로 찾아가 그 나라에 대해 설명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활용해 주차된 차량을 바로 찾을 수 있는 솔루션도 선보였다. SK텔레콤과 함께 참여한 SK플래닛은 NFC를 통해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SK플래닛 카페’를 열어 관람객들에게 각종 음료를 제공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미국 비아콤과 합작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아콤은 파라마운트픽처스, MTV 등 콘텐츠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KT는 다양한 콘텐츠를 홍보하는 데 힘을 쏟았다. 입구에 병풍 모양으로 펼쳐진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에는 KT의 뮤직 클라우드 서비스 ‘지니(Genie)’가 제공하는 각종 K팝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왔다. 인터넷으로 영상을 생중계할 수 있는 플랫폼 ‘유스트림’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시회 상황을 중계하기도 했다.

전자책 서비스 ‘올레이북’과 유아용 로봇인 ‘키봇2’도 눈길을 끌었다. 통신 기술을 이용한 오토바이 도난 방지 서비스도 이날 공개했다. ‘올레바이크’란 이름의 이 서비스는 움직임 감지센서를 연동한 GPS 차량 서비스로 오토바이의 위치를 감지해 도난 방지에 도움을 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눈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TV를 조작할 수 있는 ‘원거리 비착용형 시선추적 시스템’을 소개했다. 리모컨이나 음성을 통한 조작보다 발전한 기술이라는 것이 ETRI의 설명이다.

ETRI 관계자는 “2~3년이면 상용화돼 소비자들이 이 기술을 상품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심성미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