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강남스타 프라이빗뱅킹(PB)센터’ 고객 김모씨의 대학생 아들은 올 여름방학 때 골드만삭스 홍콩본부를 방문할 생각에 들떠있다. 김씨의 아들은 국민은행이 PB 고객의 대학생 자녀 20명을 대상으로 마련한 ‘리더십 캠프’에 참가한다. 김씨는 “PB 고객으로서 그동안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았으나 해외 캠프까지 보내주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이 VIP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PB 서비스를 놓고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마다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현금 수신 5억원 이상 고객을 PB센터에서 따로 관리한다.

국민은행 PB센터는 다음달 말 PB 고객의 대학생 자녀 20명을 초청해 ‘리더십 캠프’를 연다. 국민은행 일산연수원에서 1박2일 동안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강의를 한 후 홍콩을 방문해 골드만삭스 홍콩본부 등 현지 금융회사 현장 견학 등 프로그램으로 4박5일간 진행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PB 고객 자녀를 대상으로 커플 매칭 서비스를 해왔지만 그보다 더 어린 대학생으로까지 마케팅 영역을 넓힌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내달 23일 결혼 적령기를 맞은 PB 고객 자녀 50여명을 초청해 교양 및 재테크, 이미지메이킹 강좌와 커플매칭 이벤트를 진행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커플매칭 파티만 진행하는 다른 은행과는 달리 차별화된 행사로 고객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은행·증권·자산운용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센터도 30개가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PB센터가 ‘비서’ 노릇도 한다. 우리은행은 PB센터 고객들이 생일파티나 부부동반 해외여행 등을 원할 때 PB센터에서 관련 업체를 안내하고 고객 대신 스케줄을 잡아주는 등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의 관심사별 동호회를 운영하거나 맛집기행, 템플스테이, 미술관견학, 모터쇼관람 등 테마별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하나은행은 세금, 부동산, 법률 등에 대한 통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속증여센터를 운영 중이다. 강남PB센터와 을지로본점 등 두 곳에서 운영하고 있으나, 전국 하나은행 영업점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일반 영업점에서도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PB센터를 자주 찾기 힘든 지방이나 고령의 고객을 위한 것이다.

PB센터가 부동산 중개 및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들의 부동산을 직접 중개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최근 부동산 매물 소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빌딩 등 자산관리까지 도와주는 부동산금융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각종 수수료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수수료보다는 부유층 고객의 자산을 유치하고 각종 금융상품 가입을 권하기 위한 마케팅 측면이 강하다.

강동균/이상은/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