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급등했던 배추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15일 거래된 배추 상품(上品) 10㎏ 그물망의 평균 경락가는 5905원으로, 3주 전(1만2276원)보다 51.9% 떨어졌다. 이날 이마트에서도 배추 한 통 가격은 보름 전(2500원)보다 21% 내린 1980원이었다.

이처럼 배추가격이 떨어진 것은 정부 비축 물량이 풀린 데다 시설 봄배추 출하가 시작되면서 공급 물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배추값 안정을 위해 비축분 3000을 시중에 풀고 중국산 배추를 수입해 중소 김치업체에 공급하는 등의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앞으로 출하될 물량이 많아 다음달부터는 배추시장이 ‘폭락장’으로 급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락시장 대아청과 관계자는 “배추는 식당 수요가 많은데 경기 침체에다 윤달로 인한 행사 감소까지 겹쳐 소비가 위축돼 있다”며 “다음달 배추 경락가는 10㎏당 4000원 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도매시장에선 정부 개입으로 배추값이 단기간에 지나치게 급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정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시장에 개입하려면 적어도 반 년 전부터 계약재배와 물량 확보에 나서야 한다”며 “즉흥적으로 물량을 확보해 가락시장에 집중 투하하는 방식은 유통가격을 왜곡시키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