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15일 그리스 재정위기 우려로 넉달만에 19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장중 1881선까지 밀려났던 코스피 지수는 장 막판 연기금 등이 저가매수에 나선 덕에 낙폭을 줄여 1900 턱밑에서 장을 마쳤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그리스 국채의 헤어컷, 국채교환 시행 등으로 전염 가능성이 기존보다 경감된 점을 감안할 때 1900선 전후의 1차 지지선 형성, 그리고 추가적으로 악화될 경우 1860선 전후까지의 레벨다운까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외 증시는 다시 펀더멘털 보다는 정치 이슈에 흔들리는 국면에 진입했다"며 "그리스의 극적인 연정구성, 시리자의 입장변화 등이 나오지 않는다면 트로이카와 시리자 간의 치킨게임은 6월 중순까지 심화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장이 연이어 크게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혼선을 빚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지난해 1차 위기 당시와는 달리 유럽중앙은행(ECB)이 LTRO(장기대출프로그램)를 통해 1조 유로의 자금을 은행권에 공급했고 유럽안정화기구(ESM)를 조기에 마련해 재정위기의 방화벽을 추가적으로 쌓아 놓았다는 점에서 위기의 확산과 전이는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그리스에서 촉발된 유럽 재정위기로 시장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글로벌 공조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하락이 장기화되거나 연이은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가격 메리트가 발생할 수 있는 구간에 진입해 연기금의 매수세 유입이 진행되면 지수 하방 경직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팀장은 "최근 불거진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MSCI KOREA 12개월 예상 PER)은 8.6배까지 하락했다"며 "이는 코스피 지수가 전환점을 마련한 지난해 12월 저점에서 기록한 8.3배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더욱이 유럽 위기가 지속되고는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망이 당시 보다 호전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리스크는 제한적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곽중보 삼성증권연구원은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 취임식 후 독일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 다음주 긴급 EU 정상회담과 EU 재무장관 회담, 그리스의 연립정부를 위한 회담 결과가 어떻게 도출될지가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안정을 찾을 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영곤 연구원은 "방어적인 투자자세 필요한 시점이지만 지나친 비관론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방어주 성격의 종목 중심으로 트레이딩 진행하면서 낙폭과대주에 대한 관심을 조금씩 가져나가야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