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1900선이 4개월 만에 붕괴됐다.

기관이 장막판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장중 다시 19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결국 외국인의 대량 매도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15일 전날보다 0.77% 내린 1898.96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가 1900선 아래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 1월 18일 이후 최초다.

이날 지수는 개장 직후부터 1900선을 하향 돌파하며 1880선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그리스 연립정부 구성의 실패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탓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다음달 예정된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을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제 1정당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시장을 뒤흔들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수급상으로는 개인과 기관이 장중 모두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15억원과 194억원 어치 순매수한 반면에 외국인은 168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기관은 특히 오전까지 1600억원 이상 매물을 쏟아냈지만, 오후들어 다시 매물을 거둬들이며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일부 내수주(株)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 음식료품(0.33%), 의료정밀(0.68%), 통신(0.46%)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전업종이 하락했으며 특히 비금속광물(-2.05%), 전기가스(-2.61%) 등이 2% 이상 크게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 역시 대부분 내렸다. 자동차주는 오후들어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한때 일제히 반등하기도 했지만, 장막판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기아차만 전날보다 0.62% 오른 8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0.23% 내린 131만1000원을 기록했으며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삼성생명, 신한지주, LG화학, SK하이닉스 등 업종 대표주들 모두 하락 마감했다.

비교적 양호한 베이시스(선물과 현물의 가격차)로 인해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약 530억원 이상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비차익 프로그램 매물은 약 220억원, 차익 매수는 750억원을 웃돌았다.

원·달러 환율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전날보다 0.43%(4.90포인트) 오른 1514.1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