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여의도지점 객장. 침묵 속에 전광판을 응시하던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장탄식이 터져나왔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깨고 내려가자 할말을 잃은 듯 몇 안되는 객장안 투자자들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전광판을 바라보던 60대 남성의 한 투자자는 기자가 다가서자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더이상 물어보지 말라"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객장에 비치된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연신 종목코드를 찍으며 주가를 확인하던 50대의 여성 투자자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일반 투자자들의 손실이 막대하다"고 울먹였다.

인근 현대증권 여의도지점 객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객장에 앉아 TV를 보던 한 60대 남성은 분을 참지 못한 듯 육두문자를 써 가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오늘 같은 날에는 아무것도 묻지 말라. 주식이 계속 떨어져서 할 말이 없다. 뭐를 알고 싶은거냐?"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주가가 계속 하락하자 점심시간임에도 일부 증권사 객장에서는 간단한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만 집중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한양증권 객장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노후자금이라도 마련해 보려고 투자한 금액이 반토막이 났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오르기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을 꾸짖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50대 남성은 "증시전문가들의 말도 믿을 수가 없다"면서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만 죽어나는 상황"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4개월 만에 장중 1900선을 하향 돌파하면서 1880선까지 주저앉았다. 오후들어 개인의 매수세와 더불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줄어들며 오후 1시57분 현재 전날보다 0.92% 내린 1896.20을 기록 중이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는 계속되고 있다.

개인이 개장 이후 지금까지 650억원 이상 순매수 중이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50억원과 1518억원 가량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업종별로는 뚜렷한 하락세다. 의료정밀(0.02%)과 통신(1.32%)업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전업종이 약세다. 특히 비금속광물(-2.05%), 전기가스(-2.67%), 화학(-1.78%), 의약품(-1.65%) 등의 하락 폭이 눈에 띄게 크다.

한경닷컴 신현정·양현도 기자 yhd0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