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미소’ 매트 쿠차가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미국 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에서 정상에 올랐다.

쿠차는 14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소그래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2위 그룹을 2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통산 4승째이며 우승상금 171만달러.

마지막 챔피언조로 플레이한 쿠차와 케빈 나(29)는 ‘호감 대 비호감’으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항상 얼굴에 웃음을 띠고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쿠차는 일방적인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반면 케빈 나는 보는 이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왜글로 인해 팬들의 야유와 싸워야 했다.

쿠차는 첫홀에서 티샷을 숲속에 떨어뜨리며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이후 16번홀까지 4개의 버디를 낚아 2위 그룹에 4타 앞선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쿠차는 17번홀에서 3퍼트를 하며 위기를 맞았다. 게다가 리키 파울러가 18번홀(파4)에서 2.4m 버디 퍼팅을 남겨 놓고 있어 막판 승부의 추가 흔들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파울러의 퍼팅은 홀을 외면했고 쿠차를 압박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렸다.

그는 동료선수, 기자들과의 관계도 우호적이다. 쿠차의 친화력은 오랜 2부투어 생활을 하면서 몸에 밴 겸손 덕분이다. 그는 2002년 혼다클래식에서 프로 첫승을 거뒀지만 이후 7년간 무승의 날을 보내야 했다. 2부투어를 전전하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며 기량을 갈고 닦았다.

그토록 힘든 시절을 잘 알기에 케빈 나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케빈은 라커룸에서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훌륭한 선수다. 그러나 지금 그는 몇몇의 악마들과 싸우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40위를 기록했다. 우즈가 프로 데뷔 이래 3개 대회 연속 40위권 밖으로 밀린 것은 처음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