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4일 장중 1900선 붕괴 위기까지 주저앉았지만, 기관의 '저가 매수'에 힘입어 1910선은 사수했다.

이날 지수는 장막판 반등에 나서기도 했지만, 프로그램 매물까지 쏟아지면서 낙폭을 줄이는데 만족해야 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8%(3.40포인트) 내린 1913.73으로 장을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960억원과 1230억원 이상 순매수했으나, 외국인이 1650억원 이상 팔아치우며 지수 반등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비차익을 중심으로 3000억원 가까이 쏟아지면서 지수 반등에 압력을 가했다.

개장 직후부터 지수는 단기 증시모멘텀(상승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4월 경기지표가 부진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오전까지 1000억원 가까이 매도 우위를 기록하던 기관이 오후들어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대부분 낙폭을 만회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결과를 내놨지만,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3개월 만에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단행하는 등 정부의 소비경기 부양에 대한 강한 의지가 드러나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고 진단했다. 또 유로존(EU) 재무장관회의와 미국 소매판매 및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가 예정돼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시가총액 상위주(株)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84% 오른 13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현대차도 1% 이상 뛰었다. 현대모비스, 삼성생명, 신한지주 등도 대형주 상승대열에 합류한 반면 포스코, 기아차, 현대중공업, LG화학 등은 1%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하락 업종이 우세했다. 전기전자(0.70%), 운수장비(0.44%), 건설(0.02%), 통신(0.59%), 보험(0.41%) 업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든 업종이 하락 마감했다. 특히 섬유의복(-2.13%), 비금속광물(-1.90%), 의료정밀(-6.12%), 유통(-1.24%), 운수창고(-1.07%) 업종 등의 하락 폭이 눈에 띄게 컸다.

종목별로는 웅진코웨이, 삼성엔지니어링, 아모레퍼시픽, 한국타이어, 현대산업, 휠라코리아 등이 대량 매수세에 힘입어 3~4%대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엔씨소프트는 12%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 또 성진지오텍, 이마트, 후성, 일진머티리얼, 대한전선, 빙그레, 태광산업, CJ제일제당, 한샘, 현대엘리베이터 등이 4% 이상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여전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전 거래일보다 0.23% 오른 1149.2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