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시장 정상화를 위해 과당 경쟁을 자제하겠다던 카드업계가 ‘최대·최고 혜택’을 내세우며 다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SK카드는 지난주 연회비 1만원짜리 카드에 연간 최대 100만원 상당의 혜택을 담았다는 ‘클럽SK’카드를 내놨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SK그룹과 손잡고 선보인 클럽SK카드는 국내 최고 수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며 “한 해에 통신비 18만원, 주유소 27만원, 대형마트 등에서 45만원 등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비씨카드도 “최고의 통신요금 할인 혜택을 주겠다”며 다른 카드사의 요금 할인 카드보다 최대 4000원 이상 혜택을 주는 ‘업턴 워프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대부분의 통신비 절감 신용카드와 달리 할인 혜택 기준이 되는 전월 실적에 이동통신요금과 주유금액을 포함하는 조건까지 제시했다.

신한카드는 교육 관련 업종에서 한 달에 최대 5만원을 깎아주는 ‘레슨카드 플래티늄샵’ 카드를 내놓고 있다. 교육 이외 업종에서 1000원 미만 잔돈을 20번까지 대신 내주는 ‘코인 세이브’ 서비스까지 더했다.

현대카드는 아무 조건 없이 결제액의 0.7%를 할인해주는 카드에 이어 1%를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다이렉트’ 카드를 최초로 내놨다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협은 알뜰주유소에서 주유할 때 휘발유 1ℓ당 200원을 깎아주는 채움카드를 출시했다.

카드사들은 각종 이벤트도 수시로 벌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회원을 상대로 전화요금 결제를 카드로 하면 석 달간 2000원을 주겠다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과 발맞춰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혼탁해진 카드 시장을 바로잡겠다는 다짐이 무색한 상황”이라며 “자기가 한 말도 지키지 못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려달라고 할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