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국 설비투자 수혜주’로 불리던 회사들의 주가가 신통치 않다. 시가총액 2~3위권을 맴돌던 현대중공업과 포스코는 최근 각각 6위와 4위로 밀려났다.

이들 회사의 공통점은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긴축 장기화로 상승 동력이 크게 약해졌다는 것이다. 2003~2007년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원자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던 때 포스코 주가는 10만원 초반에서 76만원대까지 7배 이상 급등했다. 현대중공업도 1만6000원대 후반에서 55만원대까지 34배나 뛰어오르며 ‘중국 수혜주’ 위력을 과시했다.

경기 과열을 우려한 중국 정부는 그러나 2007년 10월 상하이종합지수가 사상 최고인 6124포인트를 찍은 뒤 본격적인 긴축에 들어갔다. 이후 2008년 말 금융위기까지 가세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반전됐다. 상당수 ‘중국 수혜주’들은 주가폭락으로 체면을 구겼고 여전히 과거 고점의 절반 수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긴축 정책이 중국의 가파른 성장을 꺾어놓은 것은 아니다. 과거처럼 원자재 가격 거품을 키울 정도엔 미치지 않더라도 여전히 연 8% 수준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최근 내수 부양에 초점을 맞춘 정책들은 소비시장의 빠른 성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의 이런 변화는 국내 산업 이익 사이클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과거 소재와 산업재 관련 회사들이 쥐고 있던 ‘중국 수혜주’ 바통을 소비 관련 수혜주들이 넘겨받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시가총액 200조원과 59조원 시대를 연 삼성전자와 현대차 역시 내구소비재 제조업체로서 중국 소비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이다.

큰 틀에서 과거나 지금이나 시장의 초점은 중국을 향하고 있다. 다만 그 수혜는 설비투자 관련주에서 내구소비재를 생산하는 정보기술(IT)·자동차주로 넘어간 뒤, 더 나아가 통신·의료·교육·문화·오락·레저 같은 ‘활동형 소비재’ 영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제일기획 코스맥스 휠라코리아 CJ CGV 엔씨소프트 GKL 제닉 오스템임플란트 등 활동형 소비 관련주에 전보다 많은 관심을 둬야 할 때다.

서일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