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정민 씨(34)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6살 딸아이를 위해 어린이펀드에 가입하려고 알아보다가 고민에 빠졌다. 그는 “어린이펀드라고 이름 붙인 상품은 어린이경제교실, 어린이보험 등 부가혜택을 내걸고 있어 솔깃하지만 장기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아 차라리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가 더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 때보다 어린이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기다. 자녀의 학자금이나 결혼자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5년 이상 장기 투자에 나서려는 학부모를 겨냥해 다양한 어린이펀드들이 운용되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일환이지만 어린이경제교실, 어린이보험, 3000만원 한도의 증여세 면제 등 다양한 부가혜택을 내세워 학부모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3년 이상 장기수익이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치에 못 미쳐 어린이펀드에 대한 투자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주식형펀드 대비 장기수익 저조

단기성과로만 보면 어린이펀드의 수익률은 양호하다. 4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개 어린이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5월3일기준)은 9.47%로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9.29%)을 조금 웃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9.24%)보다 앞선다.

문제는 1년 이상의 중장기수익이다. 어린이펀드는 향후 5년 이상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상품이라 단기수익보다는 중장기수익이 중요하다.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증시 폭락이 어린이펀드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쳐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15.08%로 부진하다. 국내 주식형펀드(-13.36%)보다도 손실폭이 컸다. 최근 3년 수익률도 어린이펀드가 38.85%로 국내 주식형펀드(45.78%)와 7%포인트 차이가 난다.

◆내 아이 펀드, 옥석가리기

지난 3일 현재 어린이펀드 설정액은 2조2362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2조3336억원)보다 줄었다. 2009년 말(2조5884억원)에 비해선 3522억원 감소했다.

어린이펀드 설정 규모가 계속 쪼그라들고 있는 것은 국내 주식형펀드 대비 수익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연초 지수 상승으로 수익률을 회복한 국내 주식형펀드 사이에서 일어났던 환매 분위기가 어린이펀드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3년간 50%가 넘는 수익을 낸 어린이펀드도 있어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아이사랑적립식1A’의 최근 3년 수익률은 76.03%로 가장 높다. 최근 1년 수익률도 5.75%의 손실에 그쳐 수익률 방어 능력도 빼어났다. ‘하나UBS가족사랑짱적립식K-1C5’와 ‘신영주니어경제박사C5’도 장기수익 상위를 차지한 펀드로 최근 3년간 각각 60.91%와 55.50%의 수익률을 올렸다.

박현준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는 “어린이펀드는 중장기적인 기업의 펀더멘털(내재가치)을 분석해 저평가 종목에 주로 투자한다”며 “어린이펀드도 원금보장이 안 되는 만큼 공격적인 투자로 성과 변동폭이 높은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펀드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