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3일 오후 1시57분 보도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며 한때 급등세를 탔던 코스닥 상장사 클루넷이 상장폐지될 지경에 처했다. 사업 성과와 관계없이 정치인의 행보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정치인 테마주의 허무한 말로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클루넷은 지난달 23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에 해당한다고 통보받았다. 4일까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상장폐지가 확정된다. 상폐 이유는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사업연도에서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발생’이다. 2010년 58억원, 지난해 130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전 최대주주의 횡령·배임까지 겹쳤다.

클루넷이 안철수주로 분류된 것은 지난해 8월 안랩과 공동으로 보안사업을 진행하기로 하면서다. 작년 8월19일 장중에 이 소식을 발표해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 클루넷은 8거래일간 1505원에서 3240원까지 115.28%(1735원) 상승했다. 이후에도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에 영향을 받으며 6100원까지 치솟았다. 팟캐스트 ‘나꼼수’의 서버를 담당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주가가 오르자 최대주주이던 김대중 전 대표는 보유하고 있던 주식 18만1884주(지분율 3.79%)를 44차례에 나눠 매각해 차익을 챙겼다. 올 3월엔 재직당시 109억원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드러나 구속됐다. 클루넷의 주식거래도 정지됐다. 강찬룡 전 대표도 코스닥 우회상장 과정에서 4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대표는 ‘국내 최연소 상장사 대표’로 눈길을 끌었다. 1982년생으로 직업교육학원에서 배운 컴퓨터 프로그래밍 실력으로 온라인 컨설팅 사업을 벌여 큰돈을 벌었다. 이후 콘텐츠 공유사이트인 ‘짱파일’을 설립해 1년 만에 월매출 1억원의 회사로 키웠다. 프로젝트관리시스템(PMS) 업체인 미로직스와 합병해 클루넷을 설립했다. 2008년 JS픽쳐스와 다시 합병하고 코스닥에 우회상장했다. 강창룡 전 미로직스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