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30일 오후 4시6분 보도

보고펀드와 한화그룹 계열 대한생명 간의 동양생명 경영권 매각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대한생명은 동양생명 인수작업을 접고 ING생명 인수전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30일 “동양생명 매각 가격 협상 이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를 풀지 못해 (보고펀드와 대한생명 간)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협상은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고펀드 측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논의를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협상 여지를 남겨놨지만 대한생명 내부적으로는 동양생명 인수를 포기한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생명은 이날까지 보고펀드가 해법을 내놓지 못할 경우 협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통보했다.

대한생명의 동양생명인수팀은 협상을 중단하고 ING 아시아·태평양사업부 인수를 위해 1일 출국할 예정이다. 협상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던 보고펀드는 대한생명이 내놓은 ‘강수’에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쟁점은 매매 가격이 아닌 동양생명이 과거 취득한 자산과 관련된 사안이다. 복수의 매각 관계자는 “(동양생명) 자산의 실소유주가 동양생명인지 아닌지 불분명하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해결책은 해당 자산을 원주인에게 재매각하는 방법이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보고펀드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생명은 보고펀드가 협상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지난 25일 이 문제를 제기했다. 보고펀드도 대한생명의 문제 제기가 일정 부분 일리가 있다고 보고 다양한 대안을 검토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좌동욱/안대규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