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에 티타늄 고정물과 5개의 나사를 삽입한 ‘철녀’ 스테이시 루이스(27·미국·사진)가 미국 LPGA투어 모빌베이LPGA클래식(총상금 125만달러)에서 정상에 올랐다.

루이스는 30일(한국시간) 미 앨라배마주 모빌의 RTJ골프트레일(파72·6521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2위 렉시 톰슨(17)을 1타차로 제쳤다. 통산 2승째, 우승상금은 18만7500달러(2억1000만원)다.

8세 때 골프를 시작한 루이스는 11세 때 허리뼈가 S자로 휘는 ‘척추 측만증’을 앓아 7년반 동안 매일 18시간씩 ‘플라스틱 보조대’를 차고 다녔다. 그는 골프를 하고 싶어 고교 3학년 때 5개의 나사못을 박아 척추를 바로 세우는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6개월간은 병상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스윙 밸런스를 맞추기 어려운 그는 이전까지 손을 이용해 테이크 어웨이를 했으나 손과 몸을 한꺼번에 움직이는 ‘원 피스’ 스윙으로 바꾸면서 샷이 견고해졌다. 지난해 상금랭킹 4위에 오르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현재 월드랭킹 9위인 그는 올 시즌 8개 대회에서 5차례 ‘톱10’에 들었다.

그는 오프시즌에 베시킹이 운영하는 아프리카 자선단체와 함께 르완다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자신처럼 척추 측만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돕는 데 발벗고 나서고 있다. 투어 상금도 이들을 돕기 위한 것.

그는 “나의 한 타가 어려운 르완다 아이들을 도울 수 있게 된다는 생각에 샷이 신중해졌고 욕심이 사라지면서 마음이 편해졌다”며 “내가 잘 치면 남을 더 도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골프를 친다”고 말했다. 그는 강한 멘탈로 지난해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랭킹 1위 청야니(대만)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청야니는 루이스에게 유일한 역전패 기록을 갖고 있다.

미국은 제시카 코르다(ISPS한다호주여자오픈), 안젤라 스탠퍼드(HSBC우먼스챔피언스)에 이어 세 번째 우승자를 냈다. 유소연(22)과 유선영(24)은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