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부동산] 너무 높은 담은 氣 막아…집 크기와 조화 이뤄야
주택을 설계할 때 담이 미치는 풍수적 효과는 대단하다. 담은 주택을 외부와 내부로 구분짓는 경계다. 타인이나 도적의 무단 침입을 막는다. 소음과 먼지를 막는 차단막 역할도 한다.

풍수적으로 담의 의미가 각별한 것은 집안에 기가 원활히 소통되느냐 막히느냐가 담에 의해 좌우되는 까닭이다. 억압당하면 기는 쇠약해지다가 마침내 막힌다. 기를 방치하면 허해지면서 사람의 건강을 해칠 염려가 있다.

예전의 담은 신분 격식 지위에 따라 돌담 흙담 울짱 울타리 등으로 달랐다. 이것은 주택의 규모, 지붕 장식 등과 어울리는 담을 중시한 풍습이다. 조화가 깨지면 흉하다고 여겼다. 예를 들어 담은 높고 훌륭한데 주택은 상대적으로 초라하다면 가난해질 징조라 여겨 꺼렸다.

지나치게 높은 담은 집 전체의 인상을 나쁘게 만들고, 집주인의 마음이 옹졸하거나 닫혀 있음을 느끼게 만든다. 햇빛을 충분히 받아 집안에 양명한 기운이 있어도 담이 너무 높으면 내외부의 공기가 제대로 순환하지 못해 마치 고인 물처럼 집안의 공기가 탁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담의 높이는 1.5m가 적당하다. 그보다 높으면 일조량과 통풍의 효과가 떨어진다.

[풍수로 보는 부동산] 너무 높은 담은 氣 막아…집 크기와 조화 이뤄야
담이 높으면 역설적으로 도둑을 집안으로 불러들이는 흉물로 변하기도 한다. ‘담이 높으면 도둑을 맞는다’는 풍수의 오래된 격언이 그래서 나왔다. 도둑의 심보는 담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대담해진다. 도둑은 마음만 먹으면 높은 담도 쉽게 뛰어넘는다. 일단 집안에 들어서면 높은 담이 외부의 시선을 차단해 들키지 않으니 결국 높은 담이 도둑을 도와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철조망 담장, 창살 담장은 가급적 피해서 설치해야 한다. 통풍형 담장은 바람이 사방에서 집 내부로 불어닥쳐 좋지 않다. 담이 밀폐형이면 그것을 집을 보호하는 청룡과 백호로 간주한다.

집과 담이 좁게 붙어 있으면 숨이 막히고 답답하다. 햇빛도 잘 들지 못하고 통풍도 나쁘다. 대지가 좁고 이웃집과 붙어 있으면 사생활 침해까지 염려된다. 담을 집과 20㎝ 이상 띄워서 설치하면 통풍이 좋고 나무와 화초의 성장에도 유리하다. 이웃과 가까워 집안이 들여다보인다면 담을 높게 쌓기보다 창문에 살창이나 교창 덧문 블라인드 발 등을 단다.

이런 가리개는 햇빛이나 통풍을 충분히 보호하면서 프라이버시도 지켜낼 수 있다.

고제희 < 대동풍수지리학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