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좀 비켜봐요! 사진 좀 찍게"

국내 사진 마니아의 축제인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P&I 2012)이 26일 개최됐다. 20대 젊은이들은 물론 60~70대 노인들도 무거운 렌즈교환식카메라(DSLR)를 어깨에 메고 전시장을 다니며 사진 찍기에 바빴다.

올해로 21회째를 맞는 P&I는 이날부터 나흘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관전 포인트는 역시 카메라 강국 일본과 광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쟁이다.

일본 기업들은 특히 대지진과 태국 홍수 등으로 인해 공급 차질을 겪은 충격에서 벗어나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관람객을 사로잡았다.

맞수로 꼽히는 니콘과 캐논은 각각 50개 부스를 인근에 배치하면서 경쟁에 나섰다.

니콘은 '니콘 레전드(Nikon Legend)'를 주제로 올해 출시한 전문가용 새로운 플래그십 카메라 D4와 3630만 화소의 D800, D800E 등 고급 기종을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니콘 관계자는 "밝은 분위기로 구성한 작년과 달리 올해는 부스를 어둡게 꾸며 전문가에 적합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며 "모델 의상도 이 같은 콘셉트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니콘 부스를 찾는 참가자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성남훈, 방송인 이병진, 개그맨 정종철 등 총 13명의 전문가와 인기 걸그룹 2NE1도 만나볼 수 있다.

캐논은 '프로페셔널 무비존'을 마련해 일반인을 대상으로는 처음으로 '시네마 EOS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는 캐논이 올해 영화·방송 제작 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한 전문 영상촬영 시스템이다.

이번 행사에서 캐논은 DSLR과 콤팩트 카메라, 렌즈 외에도 포토프린터 등 340여 점의 제품을 전시해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작년에 참여하지 않았던 소니와 후지필름도 부스를 차리고 출사표를 던졌다. 소니는 미러리스 카메라와 DSLR 신제품을 선보였다. 클럽을 연상케하는 체험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기도 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1초 안에 12장의 연사로 잡아내는 소니의 디지털 카메라 기능과 끊어지는 셔터음이 아닌 '드르륵' 이어지는 소리를 음악 속에서 강조하기 위해 이 같이 부스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후지필름도 작년 말 국내에 독립 법인 설립을 계기로 참여했다. 박물관 콘셉트로 꾸며져 카메라 제품과 사진 작품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고 부스 뒷편에 별도 마련된 장소에서 전문가의 사진 강좌도 들을 수 있다.

일본 기업에 맞서는 삼성전자는 최대 규모인 540㎡의 전시관을 마련하고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인 'NX20' 'NX210' 'NX1000'을 동시에 선보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스마트TV,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 노트북PC 등의 자사의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메라 제품들과 함께 배치해 관람객의 눈길을 모았다.

'NX 갤러리'에서는 NX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전시와 함께 스마트 TV를 통해 디지털 갤러리를 구현했고, 관람객이 편리하게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도록 카메라 전문인력이 상주했다.

P&I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진 기자재 관련 전시회로 올해는 총 117개 업체가 참여한다.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평일 오전인데도 발 디딜 틈이 없이 많은 관람객이 왔다"며 "주말이 되면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