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미래 식량 확보 차원에서 어류 양식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주요 양식업체들은 FTA(자유무역협정) 시대를 맞아 어업 관세 철폐 등에 대비하기 위해 고소득 양식품종에 눈을 돌리고 있다.

부경대 수산과학기술센터(센터장 김창훈 해양바이오 신소재학과 교수·사진)는 최근 바위털갯지렁이 대량양식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1999년 특성화센터로 지정돼 경남 고성군에 설립된 센터는 2004년부터 고부가가치 바위털갯지렁이 대량 양식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바위털갯지렁이는 초기 종묘생산이 까다로워 대량양식을 추진했던 일본도 실패한 사례가 있다.

센터는 유충양성장, 중간양성장 등 조직화된 체계를 갖추고 갯지렁이 종묘에서 성충까지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그 결과 2009년 부영수산에 평균 4㎝ 길이의 바위털갯지렁이 치충 1만5000마리를 판매해 육상 양식조에서 키우며 사료를 공급, 30~40㎝의 성충으로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센터 관계자는 “바위털갯지렁이 출하 가격은 마리당 350원 정도로 치충 구입가 50원에 비해 7배 정도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했다”고 말했다.보통 육상어류 양식장에서는 양식 배출수를 바다로 직접 흘려 보내고 여기 포함된 사료 잔유물과 배설물들이 환경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그러나 바위털갯지렁이의 양식은 어류 또는 패류양식장에서 버려지는 유기배출물을 먹이원으로 활용하는 친환경 방식이라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센터는 현재 바위털갯지렁이 및 어패류 복합양식 대규모 시범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또 향후 경남, 전남 및 제주 지역으로 종묘 생산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바위털갯지렁이를 방류해 자원조성 소득사업을 벌이는 한편 갯벌 생태계 복원시스템 개발, 바위털갯지렁이를 활용한 생리활성물질 탐색 사업도 진행한다는 것.

센터는 특히 어촌의 상징적 생물을 브랜드화하고 체험 학습장을 조성해 어촌의 발전을 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센터장은 “연구의 목적이 어업인 소득증대 향상에 있었기 때문에 바위털갯지렁이를 어업인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쪽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