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눈]유럽 위기 네덜란드까지 넘봐…유럽 자금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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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팔자'에 나서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확산과 중국 경기성장 둔화 우려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유럽계 자금의 순매수 전환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746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달(9390억원 순매수)까지 유지되던 매수 우위 기조가 올 들어 처음으로 '팔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유럽계 자금은 8619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외국인의 '팔자' 기조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영국계 자금이 5876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해 가장 큰 규모로 주식을 내다팔았다. 독일(518억원 순매도), 프랑스(368억원 순매도)와 조세회피 지역인 룩셈부르크(257억원 순매도) 등 역시 매물을 내놨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확산일로를 걷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 사태와 중국 경기 성장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재차 높아진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시행 이후 올해 초 강하게 유입되며 증시 상승을 이끈 한 축인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유럽계 자금이 최근 스페인 국채 수익률 상승 등 위기 요인이 재부각되면서 관망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달 대규모 스페인 국채 만기와 5월 프랑스 대선, 6월 유럽 금융권 자본 확충 등을 고려하면 상반기 유럽계 자금의 공격적인 유입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정부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만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재정위기는 멈추지 않고 북유럽까지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지난 19~20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미국 워싱턴 회의에서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IMF에 43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유로존 재정위기 안전지대로 간주됐던 네덜란드가 예산 감축 합의에 실패하면서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이달 유럽계 자금과 미국계 자금이 동시에 매도 우위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란 지적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달 미국계 자금은 890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지난달 5027억원 순매도에 이어 두달째 '팔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시황팀장은 "통상 한국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의 30%가 미국계, 10%가 영국계로 비중이 큰데, 두 자금이 모두 부정적인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위험자산 회피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 가능하고,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가 2주 연속 순유출세를 보인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나타난 외국인의 매물 폭탄과 같이 대규모 매도 공세는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는 데 전문가들은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본격적인 '팔자' 전환이라기보다는 차익실현 및 관망세 확산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3~4월 외국계 자금의 매도 우위 기조는 연초 급격한 매수세 유입에 따른 반작용"이라며 "유럽 문제와 세계 경기 회복 등이 본격적으로 호전되는 신호가 보이기 전까지 외국계 자금의 강한 유입을 기대하기 쉽지 않지만 2분기가 넘어가면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전기전자 등 특정 업종에만 집중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본격적인 외국인 이탈 신호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세계 경기가 둔화 국면에 진입하거나 원·달러 환율이 월 평균 1050~1100원 이하 구간에 들어서는 경우, 국내 증시 12개월 이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를 초과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이탈 시기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난주(4월 12~18일) 한국 증시 관련 글로벌 펀드에선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일본 제외 아시아 투자 펀드에서 4억7000만달러가 순유출돼 6주 연속 자금 이탈 기조가 이어졌다. GEM 펀드 역시 2억68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746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달(9390억원 순매수)까지 유지되던 매수 우위 기조가 올 들어 처음으로 '팔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유럽계 자금은 8619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외국인의 '팔자' 기조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영국계 자금이 5876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해 가장 큰 규모로 주식을 내다팔았다. 독일(518억원 순매도), 프랑스(368억원 순매도)와 조세회피 지역인 룩셈부르크(257억원 순매도) 등 역시 매물을 내놨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확산일로를 걷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 사태와 중국 경기 성장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재차 높아진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시행 이후 올해 초 강하게 유입되며 증시 상승을 이끈 한 축인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유럽계 자금이 최근 스페인 국채 수익률 상승 등 위기 요인이 재부각되면서 관망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달 대규모 스페인 국채 만기와 5월 프랑스 대선, 6월 유럽 금융권 자본 확충 등을 고려하면 상반기 유럽계 자금의 공격적인 유입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정부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만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재정위기는 멈추지 않고 북유럽까지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지난 19~20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미국 워싱턴 회의에서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IMF에 43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유로존 재정위기 안전지대로 간주됐던 네덜란드가 예산 감축 합의에 실패하면서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이달 유럽계 자금과 미국계 자금이 동시에 매도 우위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란 지적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달 미국계 자금은 890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지난달 5027억원 순매도에 이어 두달째 '팔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시황팀장은 "통상 한국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의 30%가 미국계, 10%가 영국계로 비중이 큰데, 두 자금이 모두 부정적인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위험자산 회피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 가능하고,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가 2주 연속 순유출세를 보인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나타난 외국인의 매물 폭탄과 같이 대규모 매도 공세는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는 데 전문가들은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본격적인 '팔자' 전환이라기보다는 차익실현 및 관망세 확산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3~4월 외국계 자금의 매도 우위 기조는 연초 급격한 매수세 유입에 따른 반작용"이라며 "유럽 문제와 세계 경기 회복 등이 본격적으로 호전되는 신호가 보이기 전까지 외국계 자금의 강한 유입을 기대하기 쉽지 않지만 2분기가 넘어가면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전기전자 등 특정 업종에만 집중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본격적인 외국인 이탈 신호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세계 경기가 둔화 국면에 진입하거나 원·달러 환율이 월 평균 1050~1100원 이하 구간에 들어서는 경우, 국내 증시 12개월 이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를 초과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이탈 시기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난주(4월 12~18일) 한국 증시 관련 글로벌 펀드에선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일본 제외 아시아 투자 펀드에서 4억7000만달러가 순유출돼 6주 연속 자금 이탈 기조가 이어졌다. GEM 펀드 역시 2억68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