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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아 최대 사모 펀드 MBK의 성공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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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F(사모 펀드) 업계‘무서운 아이들’ …한중일 16개 기업 인수

    외국계가 독차지했던 사모 펀드(PEF) 시장에 ‘토종’ 바람이 거세다. MBK파트너스는 2005년 이후 무섭게 성장한 국내 토종 펀드들의 맏형 격이다. 운용 자산만 38억 달러에 달하는 동북아 최대 규모의 사모 펀드다. 한국과 중국·일본을 넘나들며 업계 최고 기업 16개를 사들였다. 지난해 단독 입찰했다가 무산된 우리금융 인수의 꿈도 여전히 살아 있다. 베일에 싸여 있는 MBK의 성공 비결을 살펴본다.
    동북아 최대 사모 펀드 MBK의 성공 스토리
    서울의 중심부인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20층. 이곳에 사모 펀드(PEF) 업계의 ‘무서운 아이들’로 불리는 MBK파트너스가 자리해 있다. 굳게 닫힌 출입문만큼이나 베일에 감춰진 곳이다.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우리금융 인수 계획도 여기에서 만들어졌다. 작년 8월 MBK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진행한 우리금융 매각에 단독 입찰했다.

    설립된 지 6년밖에 안 된 토종 사모 펀드가 자산 규모만 395조 원대에 달하는 한국 최대 금융그룹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 일은 유효경쟁 미달로 없던 일이 됐지만 ‘MBK’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MBK는 올해 진행될 우리금융 3차 매각 시도 때도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MBK는 38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동북아 최대의 독립계 사모 펀드다. 현재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191개 사모 펀드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큰 것은 산업은행의 ‘KDB밸류 6호’다. 출자 약정 규모가 무려 27조5000억 원이나 된다. 하지만 이 펀드는 산업은행이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를 제외하면 MBK의 존재가 단연 도드라진다. MBK는 2005년 만든 1호 펀드(1조 원)와 2008년 조성한 2호 펀드(1조5000억 원)로 끌어 모은 두둑한 실탄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업계 최고 기업 16개를 사들였다. 인수 기업의 매출액을 모두 합치면 202억 달러(약 22조8000억 원)가 넘는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두산그룹을 앞서는 재계 11위권에 규모다.

    동북아 최대 사모 펀드 MBK의 성공 스토리
    ◆소유 기업 매출 재계 11위 규모

    MBK의 활동 무대는 국내에 한정되지 않는다. 설립 첫해 중국 최대 공항 시설 운영사인 베이징보웨이공항지원을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동북아 지역을 종회무진하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인수 기업만 봐도 한국 6개, 중국 4개, 일본 4개, 대만 2개 등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MBK의 강점 중 하나는 강력한 맨파워다. 세계 최고의 사모 펀드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들이 서울·홍콩·상하이·도쿄 등 4개 현지 사무소에 포진해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MBK를 “최초의 진정한 아시아 기반의 사모 펀드”라고 평가했다.

    MBK의 성공 스토리는 김병주(49) 회장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MBK파트너스’라는 회사 이름 자체가 김 회장의 영문 이름 ‘마이클 병주 김’에서 따온 것이다. MBK는 김 회장을 포함해 6명의 파트너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김 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한 사모 펀드 업계 관계자는 “MBK팀과 일을 하면 모든 일에 대해 김 회장의 의견을 확인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07년 자신의 사재로 MBK장학재단을 만들어 매년 10~20명의 저소득층 대학생들에게 학자금을 전액 지원해 준다. 2010년에는 부친의 이름(김기영 씨)을 딴 ‘KYKIM빌딩’을 건립해 모교인 하버드대에 기부하기도 했다. 하버드대 역대 기부자를 통틀어 동양인으로 최대 규모(2000만 달러)였다.

    김 회장은 ‘아메리칸 드림’의 생생한 사례다. 1963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 10세 때 혼자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아무도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 뉴저지 중학교에서는 말이 통하지 않아 힘든 생활을 해야 했다. 그는 소설책을 읽으며 외로움을 견뎠고 대학에 진학해 영문학을 전공했다. 공교롭게도 졸업 후 첫 직장이 골드만삭스였다.

    1980년대 중반 인수·합병(M&A) 붐으로 월스트리트가 최고의 직장으로 급부상하던 시절이었다. 투자은행이 뭔지도 모른 채 무작정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입사 후 2~3년은 코피 때문에 코를 막고 다닌 기억밖에 없다. 부족한 체력은 정신력으로 버텨야 했다.

    3년 후 김 회장은 다시는 월스트리트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하버드대 MBA 과정에 입학했다. 거기서 파슨스디자인 스쿨에서 공부하고 있던 박태준 전 총리의 넷째 딸 박경아 씨를 만나 결혼했다. 그 후 김 회장은 골드만삭스로 복귀했다.

    뉴욕 본사에서 2년 동안 근무한 후 1993년 홍콩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5년에는 씨티그룹의 투자은행 부문인 살로먼스미스바니 아시아에 스카우트 돼 34세에 최연소 임원이 됐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자 그는 한국 정부의 40억 달러 규모의 외평채 발행을 주도해 성공시켰다.

    이 일로 씨티그룹 내에서 입지를 굳혔고 세계 최대 사모 펀드 중 하나인 칼라일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회장도 그를 눈여겨보게 됐다.

    칼라일과의 만남은 김 회장의 삶을 바꿔 놓았다.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둔 칼라일은 운용 자산이 1500억 달러에 달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사모 펀드다.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프랭크 갈루치 전 국방장관,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등 미 정계의 거물들이 칼라일에 몸담았다. 1987년 설립 이후 막강한 워싱턴 네트워크를 활용해 방위·군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동북아 최대 사모 펀드 MBK의 성공 스토리
    ◆김병주 회장, 칼라일의 한미은행 인수 주도

    1999년 칼라일 한국대표를 제안 받은 김 회장은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고향인 한국에 정착하고 싶다는 것과 의사결정을 자체적으로 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파격적인 요구였지만 루벤스타인 회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해 크리스마스 직전 김 회장은 한미은행에 대한 단독 실사권을 확보했다. 그에게 엄청난 부와 명성을 가져다준 한미은행 딜이 시작된 것이다. 애초 칼라일 본사는 한미은행 인수에 부정적이었다. 투자 액수가 너무 많은 데다 칼라일은 은행 업종에 투자해 본 경험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칼라일 창업자와 이사회 임원들을 찾아다니며 3개월 동안 설득해 승인을 받아냈다.

    한미은행 인수는 반전이 거듭되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문제의 핵심은 칼라일이 사모 펀드이기 때문에 은행을 인수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서도 끊임없이 문제가 됐던 내용이다. 김 회장은 이 제한을 뛰어넘기 위해 복잡한 인수 기법을 동원했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은행 인수 자격이 있던 JP모건을 투자 파트너로 끼워 넣은 것이다. 2000년 11월 15일 마침내 길고길었던 딜이 마침표를 찍었다. JP모건-칼라일 컨소시엄은 한미은행을 4500억 원에 인수했고 4년 뒤 이를 씨티그룹에 되팔아 7000억 원대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 세계 언론이 김 회장을 ‘아시아 최고의 황금 손’이라고 치켜세웠고, 칼라일그룹 내에서도 아시아 대표, 그룹 부회장으로 출세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2005년 김 회장은 돌연 칼라일을 떠났다. 정부의 강력한 육성 정책으로 한국에서 사모 펀드를 운영할 수 있는 길이 열리자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김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당시 고민을 이렇게 설명했다.

    “세계적 사모 투자 회사인 칼라일에서 아시아 회장으로 6년 넘게 있으면서 성과도 많이 냈습니다. 한미은행 인수, 씨티은행 건 등 투자자들도 만족시켰지요. 하지만 그때 그런 성과를 일궈내면서 확실히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그건 아시아의 잠재력입니다. 아시아에도 충분한 경제 규모와 좋은 기업, 훌륭한 경영진이 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정부 빌딩 무료 입주, 공공자금 투자, 세금 감면 등을 내걸고 적극적인 유치 작전에 나섰지만 김 회장은 MBK파트너스의 본사를 한국으로 결정했다. 한국이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로 도약해야 한다는 일종의 ‘애국심’ 때문이었다.

    칼라일에서 김 회장과 손발을 맞춰 온 최고 인력들이 MBK에 대거 합류했다. 현재 MBK의 파트너는 김 회장을 포함해 윤종하 MBK 한국대표, 궁궈추안 MBK 그레이트차이나 대표, 부재훈 파트너, 김광일 파트너, 공텍치엔 파트너 등 6명이다. 이 중 김&장 출신인 김광일 파트너를 뺀 5명이 칼라일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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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하 대표는 외교관인 부친을 따라 5개국을 다니면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모두 15개 학교를 다녔다. 미국 조지타운대 졸업 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거쳐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 장교 전역 후 삼정KPMG를 거쳐 칼라일에서 김 회장을 만났다. 중국계인 궁궈추안 대표는 다트머스대 출신으로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을 졸업했다.

    맥킨지 홍콩과 뉴욕사무소에서 일했으며 칼라일 아시아 상하이 사무소 대표를 역임했다.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한 부재훈 파트너는 살로먼스미스바니와 칼라일을 거치며 김 회장과 행보를 함께했다. 칼라일 시절 텔레콤과 미디어 산업을 맡았다. 김광일 파트너는 서울대 졸업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일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일했으며 김&장 M&A 담당 변호사와 파트너를 거쳤다. 미시간대 비즈니스스쿨을 나온 공텍치엔 파트너는 중국계로 살로먼스미스바니에서부터 김 회장과 한솥밥을 먹었다.

    ◆1등 기업에만 투자한다

    한 사모 펀드 업계 관계자는 “MBK의 파워는 칼라일 시절부터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강력한 팀워크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대형 금융사에 소속된 상당수 사모 펀드가 순환 보직으로 담당자들이 자주 바뀌곤 한다. 최초 투자부터 회수까지 한 팀이 책임지고 처리해 주길 원하는 투자자로서는 어이없는 일이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MBK 인력은 세계 최고의 프라이빗 에쿼티 하우스에서 경험을 쌓아 제대로 된 딜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순수 토종의 수준을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MBK는 출범 첫해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15억6000만 달러를 모집했다. 이 중 한국 투자 규모는 1조 원가량으로 책정됐다. 싱가포르의 정부 투자회사인 테마섹홀딩스가 5억 달러, 캐나다의 온타리오교직원연금이 2억5000만 달러를 맡겼다. MBK는 이 자금을 동북아시아의 대기업과 중견 기업을 인수하는 데 사용했다. MBK는 기존 기업을 사들여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다음 되팔아 차익을 얻는 바이아웃 펀드다.

    2005년 10월 중국의 베이징보웨이공항지원 투자로 몸을 푼 MBK는 이듬해 한미캐피탈을 두 번째 인수 타깃으로 점찍었다. MBK는 2006년 6월 한미캐피탈 지분 52.55%를 한국씨티은행에서 626억 원에 사들이는데 성공했다. 이어 한미캐피탈이 쌍용캐피탈을 인수하도록 했다. 한미캐피탈은 수입 자동차와 의료기 리스 시장에서는 선두권을 유지했지만 국산차 시장에서는 별다른 존재감을 갖지 못했다. 반면 쌍용캐피탈은 국산 신차와 중고차 할부 금융에 주력해 전국에 14개의 지점망을 갖추고 있었다. 두 회사를 합치면 대형 여신 전문 금융사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이러한 전략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MBK는 이듬해 한미캐피탈을 2711억 원에 우리금융그룹에 매각해 원금 대비 4.5배의 수익을 챙겼다.

    MBK는 현재까지 모두 16개 기업을 인수했다. 이 중 한미캐피탈과 대만 최대 유선방송사 차이나네크워크시스템즈, 중국 2위 전문 제약사 루예제약, 대만의 5대 케이블 채널인 갈라TV 등은 투자 회수를 완료했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MBK의 HK저축은행 인수에 높은 점수를 준다. 적자투성이매물을 사들여 자본 확충, 자산 건전화, 상품 구성 변화, 부산 지역 추가 인수 등을 통해 우량 저축은행으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한 사모 펀드 대표는 “바이아웃 투자의 모범 사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2006년 9월 MBK는 현대캐피탈과 함께 HK저축은행의 지분 58.4%를 1174억 원에 인수했다. HK저축은행은 13개 지점과 2조 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국내 최대 저축은행 중 하나로 과거 한솔그룹 계열사로 있을 때는 업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HK저축은행은 인수 당시만 해도 부동산 관련 프로젝트 파이낸싱 비중이 높은 곳 중 하나였다. 하지만 MBK는 이를 10%대까지 끌어내렸다. 현재 HK저축은행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소비자 금융 관련 대출 비중이 70%를 웃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10.1%로 우량 저축은행에 속한다.

    동북아 최대 사모 펀드 MBK의 성공 스토리
    HK저축은행은 투자 회수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 사태 이후 뚜렷한 매수 주체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2008년에도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선정해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러자 매각 대신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를 단행했다. MBK는 지난해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해 매수자 찾기에 다시 나섰다.

    ◆우리금융 인수 컨소시엄 재가동 가능

    MBK가 글로벌 금융 위기 등 시장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들만의 뚜렷한 투자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각 산업의 선두 주자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1등 회사는 비싸도 제값을 하기 때문이다. 부실한 회사를 사서 무리한 구조조정을 통해 가격을 높이는 형태가 아니라 좋은 회사를 싸게 사는 것이 MBK의 전략이다. 2006년 수도권 최대 지점망을 갖춘 HK저축은행을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2007년 대만 최대 종합 유선방송사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즈, 2008년 수도권 최대 종합 유선방송사 씨앤앰(C&M), 2009년 아시아 최대 테마파크 중 하나인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 등을 인수했다.

    두 번째는 안정성과 현금 흐름이 좋은 산업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씨앤앰은 200만 명이 넘는 케이블 방송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이 내는 사용료가 매달 꼬박꼬박 들어온다. 게다가 케이블 방송은 경기 불황의 영향의 거의 받지 않는다. 반대로 경기에 민감한 수출 기업은 기피 대상이다. 운이 좋으면 큰 수익을 남길 수 있지만 위험부담도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보다 크고 오래된 회사가 좋은 투자 대상이다.

    또한 MBK는 외국계 사모 펀드처럼 감원 등 구조조정에 주력하지 않고 임직원들의 사기와 아시아적 정서를 중시한다. 2009년 중국 2위 수처리 업체 GSEI의 지분 100%를 2억1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MBK는 이 가운데 지분 12%를 기존 경영진에게 나눠줬다. 김 회장은 “속담 중에 ‘빌린 차는 세차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며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 사모 펀드 업계 관계자는 “MBK에 대한 평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체 16개 인수 기업 가운데 투자 회수가 끝난 것이 4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많은 자금을 쏟아 붓고 대출도 많이 받았지만 여전히 투자 회수 전망이 밝지 않은 씨앤앰이 MBK의 아킬레스건”이라며 “MBK에 대한 평가는 씨앤앰 매각에좌우 될 것”이라고 말했다.

    MBK는 2008년 맥쿼리코리아와 미래에셋 등 2개 사모 펀드와 함께 9750억 원을 투입해 씨앤앰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이민주 회장 등의 지분을 사들이기 위해 금융권에서 무려 1조5000억 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문제는 IP-TV, 스마트 TV 등이 부각되면서 케이블방송이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매각 절차가 재개되는 우리금융 민영화도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다. MBK는 지난해 새마을금고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새마을금고의 ‘풀뿌리 금융’ 이미지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골드만삭스와 부산은행도 컨소시엄에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MBK가 지난해 짰던 컨소시엄이 그대로 재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론스타 ‘먹튀’ 논란이 남긴 트라우마가 워낙 깊어 사모 펀드에 은행 인수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한미은행 인수를 성사시켰던 김 회장의 놀라운 집념과 결단력을 떠올린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MBK는 올해 ‘MBK파트너스 3호’ 펀드를 모집할 예정이다.
    동북아 최대 사모 펀드 MBK의 성공 스토리
    장승규 기자 sj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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