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20일 오전 7시58분 보도

주주운동을 주로 해온 서울인베스트가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폐기물 처리 전문업체 인선이엔티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 지난해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적대적 인수·합병(M&A) 의사까지 보였으나 우호적인 경영권 인수로 방향을 선회했다.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20일 “인선이엔티의 대주주 지분 일부 인수와 경영권 양수도를 위해 회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영권 매각 논의가 진전되면 1000억원 규모의 PEF를 조성할 예정”이라며 “한 대기업과 투자 유치를 위한 협의를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인베스트는 2010년부터 인선이엔티에 대한 M&A를 시도해 왔다. 횡령·배임 혐의로 최대주주인 오종택 회장이 구속되는 등 ‘대주주 리스크’가 부각되자 적대적 인수를 검토키로 했다.

하지만 2년 가까이 끌어온 M&A 작업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대주주 리스크도 사라져 우호적 인수로 방향을 바꿨다. 지난 12일 대법원은 오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액 23억7500만원 중 3000만원에 대해서만 유죄로 본 서울고법 판결 내용을 최종 확정했다.

서울인베스트에 힘을 보탰던 ‘장하성펀드’(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가 최근 4%가량의 인선이엔티 보유 지분을 매도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상황을 변하게 만든 요인이다. 장하성펀드는 작년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2대주주인 올림퍼스 측 인사를 인선이엔티의 사외이사로 앉히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오 회장이 서울인베스트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그는 “경영권 매각 제안이 몇 군데에서 들어온 것은 맞다”면서도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된 상태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해체 재활용 사업을 신규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경영에만 몰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