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17일 제한적인 수준에서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스페인 재정위기와 중국 경기 성장 둔화 우려 여파로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과 기관, 프로그램이 모두 매물을 내놓자 주가는 1990선으로 후퇴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이 1.73% 하락하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섬유의복, 금융, 유통, 음식료 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밀렸다. 운수장비 업종의 경우 자동차주 선전에 힘입어 장중 반등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엇갈리는 지표에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3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0.8% 증가했으나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의 4월 미국 주택시장지수는 25로 전달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애플은 4% 넘게 급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연 6.14%까지 올랐으나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유럽 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미국, 유럽 증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저가 매수세 및 외국인의 중립적 대응으로 큰 대외 충격이 없는 한 코스피지수의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연구원은 "스페인 국채발행 물량의 자국 내 흡수력을 감안할 때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은행들에 요구한 충당금 520억 유로를 설정하기 위해 구제금융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며 "다만 스페인 국채금리가 심리적 불안감에 따라 계속 상승할 경우 국채발행, 은행의 채권발행이 어려워져 실제로 단기자금이 부족해 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페인 문제는 17일과 19일 국채발행, 19~20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일정을 고려할 때 이번 주를 단기 전환점으로 다소 완화될 것" 이라며 "화학, 내수, 유통 업종은 꾸준히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가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 등으로 제한된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날 지수 반등폭이 크지 않았지만 전 저점 수준인 1980선 근처에서 지지력이 확인됐다" 며 "유럽 금융시장은 작년 하반기 대비 안정돼 있고 미국 기업들의 실적 기대도 살아 있어 하단이 지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산업지표가 호전되고 있는 정유업종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