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외 불안으로 2000선 공방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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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는 16일 미국 중국 스페인 등의 대외 악재가 산재해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3일 코스피지수는 미국발(發) 훈풍에 힘입어 나흘 만에 반등해 2000선을 회복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발사 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기대를 바탕으로 기관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가 반등했다. 장중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8.4%)보다 낮은 8.1%로 나오며 주춤했으나 곧바로 회복됐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 증시는 중국경제 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1%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4월 톰슨로이터·미시건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0.5포인트 떨어진 75.7을 기록했다. 스페인의 신용부도스와프(CDS)와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해 유럽 재정 위기 우려도 다시 부각됐다. 스페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연 5.98%까지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외 여건이 녹록치 않아 코스피지수가 2000선 이상에서 탄력적으로 상승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코스피지수는 다행히 2000선을 회복했지만 아직은 짧은 순환매가 반복되는 시소게임이라는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제한적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미국 다우지수 1만3000선 재진입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옵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지수의 안정을 우선적으로 확인할 것"을 권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1만3000선을 재회복하지 못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견이다. 심 연구원은 "지난주 발표된 미국 주요 기업의 올 1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고용 등 경제지표가 받쳐주지 못해 차익실현 욕구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지표에 대한 시각이 갈리고 있는 점도 변동성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1분기 GDP 성장률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6%로 예상치를 웃돌아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추가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만약 중국 정부가 물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을 위해 지준율 인하 등 모종의 조치를 취한다면 국제 증시의 반등과 중국 관련주의 주도주 대체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페인 국채금리 상승세에 대해선 그는 "만약 국채수익률이 추가 상승할 경우 투자심리 위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도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낮은 가운데 해외 변수가 산재해 2000선 이상에서 탄력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모멘텀이 제대로 회복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데 유럽 재정 위기 재부각에 따라 이달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불규칙해졌다"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주도주, 비주도주간의 극단적인 쏠림 완화와 국내 자금의 대기 매수세를 감안할 때 전저점인 1970선에서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며 "중국 관련주는 단기 매매하고 정보통신(IT), 자동차는 분할 매수하라"고 권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