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개월째 연 3.25%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상된 뒤 내리 10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 금통위의 이번 동결 결정은 국내 경기가 여전히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한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가 재부각되고 미국 경기회복 모멘텀(동력)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변경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9개월 만에 2%대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찾은 것도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보인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상승을 기록, 3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내외 경기회복속도를 고려하면 연내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스페인 등 유럽 재정위기 재점화나 미국의 경기회복세 둔화 조짐 등 여전히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수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 기대보다 대외 여건의 개선속도가 더디게 나타나면서 연내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 전후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앞으로 금리 결정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1월 4.1%, 2월 4.0%, 3월 3.9%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북한의 로켓 발사가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는 진단이다.

유 위원은 "북한 리스크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곳이 외환시장인데 로켓 발사 실패 소식 이후 환율은 1130원대 초반으로 급락하기 시작했다"며 "주중 북한 리스크에 대해 상대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오다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안정세를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는 2009년 2월에는 사상 최저치인 2%까지 내려갔다가 2010년에 두 차례, 지난해에는 1월과 3월, 6월 총 세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된 뒤 계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금통위 기준금리 발표 직후에도 큰 변동 없이 1130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