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큰손' 국민연금이 지난 1분기 중 인쇄회로기판(PCB) 관련주(株)들을 집중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첨단산업의 핵심부품인 연성인쇄회로기판(Flexible PCB) 전문기업들을 특히 대거 사들였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서 PCB 전문업체인 플렉스컴, 인터플렉스, 대덕GDS, 비에이치 등을 최초로 5% 이상 대량 매수한 뒤 보유 중이다.

PCB는 전자부품을 설치하는 일종의 보드판으로, IT 가전 반도체 자동차산업 등이 적용 분야다. 이 가운데 연성인쇄회로기판은 IT 첨단산업의 핵심부품이며 인터플렉스, 플렉스컴, 비에이치, 뉴프렉스 등 4곳이 시장을 나눠 점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난달 중순까지 장내에서만 약 62만9000주(지분 5.17%)를 사들인 플렉스컴은 FPCB를 생산해 판매하는 곳으로, 2008년 매출액이 641억원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1783억원(연결기준)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플렉스컴은 국민연금 뿐만 아니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도 66만여주(5.32%)를 장내에서 신규 매수해 기관들의 집중 매수 종목으로 떠올랐다.

인터플렉스 역시 국민연금이 약 88만3300주(6.32%)를 신규 매수해 보유 중이라고 밝힌 곳이다. 인터플렉스는 국내 FPCB 업계 리딩(Leading) 기업으로 유명하다.

국민연금은 또 40여년 간 PCB산업을 선도해온 PCB업체 대덕GDS의 지분도 1분기 중 꾸준히 사들여 104만주(약 5.08%) 이상 매입했다. 더욱이 KB자산운용이 연기금과 함께 111만여주(5.4%) 매입한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다.

비에이치는 FPCB 벤처 기업으로, FPCB와 그 응용부품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곳이다. 국민연금은 이 회사의 지분 5.12%(73만9719주)를 확보해 둔 상태다.

향후 모바일용 FPCB 전문기업들에 대한 주가전망도 밝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분석보고서를 통해 "4세(G)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FPCB의 수요량도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며 "휴대용 스마트 디바이스의 처리능력 개선을 위해선 FPCB가 핵심부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PCB 전문사들 이외에 IT 관련사인 하나마이크론, 와이솔, 인프라웨어, 한솔테크닉스, 원익머트리얼즈 등도 5% 이상 대량으로 신규 매수했다.

하나마이크론은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제품을 만드는 반도체 패키징 전문기업이며, 와이솔은 휴대폰 모듈 관련 전문 기업이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삼성전자의 주요 특수가스(GeH4, C3H6, BF3, PH3, NH3, NO) 공급업체이고, 한솔테크닉스는 LED웨이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인프라웨어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주력사업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