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디젤 2.0' 싸움판 커진다
볼보 신형 'S80' 및 'S60' 가세
배기량 2000cc급 디젤차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차급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등록대수의 48.3%가 2000cc 이하 모델이었다.
올 1분기 베스트셀링을 기록한 BMW 520d를 비롯해 판매 10위내 BMW 320d, 폭스바겐 골프 2.0 TDI 및 티구안 2.0 TDI 총 4개 모델이 '2.0리터 디젤'이다. 지난 3월 판매 순위에선 BMW X3 2.0d, 벤츠 E 220 CDI를 포함해 총 6개 모델이 디젤 2.0이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디젤 2.0 수입차의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볼보 등 후발 업체들도 디젤 2.0 라인업을 늘리고 있기 때문. 볼보코리아는 지난달 2.0 디젤 엔진으로 배기량을 낮춘 플래그십 세단 'S80' 및 스포츠세단 'S60'을 내놓고 판매 경쟁에 뛰어들었다.
볼보는 종전 2.4~2.5ℓ급 S80 및 S60 D5(디젤)에 2.0 터보 디젤 엔진을 새롭게 장착했다. 볼보 S80과 S60은 동일한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을 갖췄다. 배기량 1984cc 직렬 5기통 터보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동력 성능의 경우 최고 출력은 163마력(3500rpm)으로 종전 S80(215마력, 44.9kg·m)보다 낮지만 최대 토크는 40.8kg·m(1500~2750rpm)로 거의 비슷하다. 특히 볼보의 2.0 디젤은 동급에서 유일하게 4기통 아닌 5기통 엔진을 얹어 토크 성능을 보강했다. (표 참조)
볼보 S80 2.0 디젤은 BMW 520d, 벤츠 E 220 CDI 등이 동급 경쟁차로 꼽힌다. 볼보 관계자는 "독일 프리미엄 제품보다 인지도가 낮지만 디젤차의 핵심인 토크 성능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올해 볼보코리아는 S80 및 S60 모델을 앞세워 '볼보 2.0 디젤' 알리기에 나선다. 이를 위해 볼보코리아는 지난 6일 강원도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2.0 디젤 미디어 시승행사를 열었다.
볼보 'S80·S60' 2.0 디젤 타보니···"토크 힘 좋네"
서킷 주행은 짜릿하다. 시속 100km 속도에서 커브를 돌고, 짧은 직선 구간에서 170km/h 가속을 단숨에 올리는 트랙 주행은 운전자에게 스릴을 느끼게 해준다.
F1(포뮬러원) 영암 서킷과 함께 국제 규격의 자동차 경주장으로 꼽히는 태백 레이싱파크 2.5km 서킷에서 달리는 기분도 마찬가지. 이곳에서 볼보 2.0 디젤 세단 S80과 S60을 타봤다.
출발에 앞서 엑셀을 밟으면 차는 즉각적으로 가속이 붙었다. 주행 응답성은 디젤 세단답게 경쾌했다. 시속 100km 이상 속도를 높여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크지 않았다.
두 차종 중 S60이 S80보다 훨씬 가볍게 반응했다. 제원표에 나와 있는 최고 속도와 제로백(0→100km/h) 가속을 확인했더니 S60(215km/h, 9.2초)이 S80(210km/h, 9.7초)보다 조금 앞섰다.
이날 총 12바퀴를 돌았고 랩타임(서킷 한 바퀴 주행시간)은 각 모델마다 4번씩 측정했다. 주행 테스트 동안 BMW나 벤츠 동급과 비교해도 성능만큼은 크게 뒤질 게 없었다. 코너링 때 제동력은 안정감 있었으나 시속 150km 이상 가속할 때 독일산 경쟁차보다 다소 힘이 달렸다.
반면 가속 반응은 민첩했다. 실제로 도심에서 자주 사용하는 엔진회전수 1500~2750rpm에서 토크 최대 힘이 나와 시원한 순간 가속을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태백에서 서울로 복귀하는 동안 치악휴게소에서 여주휴게소에 이르는 중앙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60km 구간에서 S60을 다시 타봤다. 가속 페달을 무리하게 밟지 않아도 앞으로 치고 나가는 토크 힘이 인상적이었다.
두 차종은 시속 30km 이하로 달릴 때 전방 장애물을 차가 스스로 감지하는 시티 세이프티(City Saftey, 저속 추돌방지 기능)를 비롯해 사각지대 정보시스템(BLIS) 액티브 벤딩 라이트(ABL) 접지력 제어시스템(DSTC) 등 다양한 주행 안전장치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볼보자동차의 전통을 잇는다.
볼보는 올 1분기에 전년 동기(408대)보다 7.8% 감소한 376대를 판매했다. 수입차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지만 최근 볼보 판매는 주춤한 편이다. 신형 S80 및 S60 디젤을 내세워 올 한해 분위기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가격은 S80 5400만 원, S60 4480만 원으로 기존보다 각각 300만 원, 470만 원 싸졌다.
태백(강원)=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