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석달만에 1위…"돈 안쓰는 '착한 게임'이 비결"
“게임 자체도 재밌지만 돈을 추가로 내지 않고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 같습니다.”

국내 게임 인기순위 1위(PC방 기준)를 달리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를 서비스하는 오진호 라이엇게임즈 아시아지역 대표(44·사진)는 인기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아이템, 캐릭터 구입 등에 추가 비용이 드는 다른 게임에 비해 리그오브레전드는 돈을 쓰지 않아도 되는 ‘착한’ 게임이라서 이용자가 더욱 찾는다는 설명이다.

이 게임은 캐릭터를 키우는 역할수행게임(RPG)에 실시간 전략(RTS) 장르를 접목시킨 것이 특징이다. 상대 진영의 핵심 건물을 부수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물론 옷차림(스킨) 등 캐릭터를 꾸미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한다. 그러나 게임을 즐기는 데 필수는 아니다. 수익 모델이 빈약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만큼 이용자의 거부 반응이 적다. 대부분의 수익은 PC방에서 나온다. PC방 사업자는 이용시간에 따라 라이엇게임즈에 비용을 지급한다. 업계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의 월 매출을 50억여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국내 게임 시장 1, 2위를 다투던 ‘아이온’과 ‘서든어택’의 아성을 깨고 6년여 만에 1위를 차지한 외산 게임이다. PC방 조사기관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2일 23위로 데뷔해 3개월여 만인 지난달 23일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4일 현재 PC방 점유율은 15.25%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한국만의 현지화 전략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국내 출시와 함께 댕기 머리에 여우 꼬리가 달린 한국형 캐릭터(챔피언) ‘아리’를 추가했다. PC방 위주인 한국 게임시장을 고려해 PC방에서 모든 캐릭터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도 바꿨다. 오 대표는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한국 이용자의 수준은 매우 높다”며 “콘텐츠, 게임 유통, 고객 응대 등 모든 면에서 해외시장이 한국시장을 참고하기 때문에 한국은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