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대행사에 다니는 김광민 씨(34)는 5일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그는 스크린에 뜬 화면의 숫자를 레이저포인터 대신 스마트폰으로 보여주며 설명했다. 탱그램 디자인연구소가 만든 액세서리 ‘스마트닷’을 이어폰 단자에 꽂아 레이저포인터로 썼다.

오후 신제품 발표회에서 김씨는 디지털 카메라 대신 스마트폰 액세서리 ‘라이브액션 카메라 그립’을 꺼내 스마트폰에 장착했다. 간단한 액세서리지만 스마트폰에 끼우면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처럼 안정된 자세로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 그립’ 밑부분에 있는 삼각대 소켓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고정한 뒤 고객사 회장의 기조연설을 녹화했다. 사진과 영상은 회사에 있는 동료 이메일로 바로 전송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도 명품화

고가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히 이뤄지면서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기능이 예전에는 휴대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개성을 연출하는 수단이 되면서 명품급 스마트폰 액세서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전문업체인 애니모드는 최근 스와로브스키 원석이 박힌 스마트폰 케이스를 내놨다. 수작업으로 만든 이 케이스의 가격은 45만원. 현대백화점 본점과 신세계 본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슈피겐SGP는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로 평가받는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한 스마트폰 케이스를 선보였다.

이어폰 시장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휴대폰이 전화기로만 쓰일 때에는 이어폰이 별로 필요하지 않았지만 최근 동영상 등을 스마트폰으로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프리미엄급 이어폰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어폰 업체인 젠하이저 관계자는 “80만원대를 호가하는 이어폰도 많다”며 “스마트폰 사용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2009년과 비교해 지난해 매출이 3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를 2010년 2455억원, 2011년 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두 배 이상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세정 애니모드 마케팅팀 과장은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이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지난해 태블릿PC 본격 출시에 따라 액세서리 시장이 더 활기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능 높이는 ‘앱세서리’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의 기능을 확장시켜 주는 ‘똑똑한 액세서리’도 등장하고 있다. 특정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과 함께 사용해 스마트폰의 기능을 넓혀줘 ‘앱세서리(appcessory)’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대표적인 제품은 기어4의 ‘리뉴슬립클락’. 소비자의 수면 패턴을 모니터링해주는 앱세서리다. 탁상용인 이 제품은 어느 시간에 어떻게 깊은 수면에 드는지 측정해 세부사항을 아이폰 앱으로 전송한다. 얕은 잠을 자고 있을 때 사용자를 깨워 아침에 몸이 무거운 기분이 들지 않도록 해주기도 한다.

사타리가 내놓은 소형 카메라 스탠드 ‘스위블’은 모터가 달린 고정형 받침대가 있어 자동으로 스마트폰을 기울이고 회전시킨다. 사용자가 제품을 목에 걸거나 손에 쥐고 있으면 카메라가 도구를 따라 회전해 셀프 비디오 촬영을 도와준다.

주변기기 전문업체 벨킨의 정윤경 마케팅팀 부장은 “기존 스마트폰이나 앱의 기능을 크게 증폭시키는 ‘앱세서리’가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고 있다”며 “기발한 아이디어로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