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수준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물량이 주가의 급등을 가로막기도 하지만 반대로 지수가 급락할 때 이를 방어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ELS 운용 특성상 잦은 고점 매도가 시장 수급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 우려도 있다.

하지만 증시 급락시에는 오히려 선물 매수를 통해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는 ELS의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ELS 발행규모는 5조5천88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9천258억원 늘었다.

ELS는 기준가 대비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하면 만기에 정해진 수익률을 보장하는 구조로 돼 있다.

따라서 ELS를 발행한 증권사들은 주가 상승시 보유 비중을 줄이고 주가 하락시 보유비중을 늘리는 헤지에 나서게 된다.

특히 국내에서 발행되는 ELS의 80% 이상이 스텝다운형으로 기초자산이 정해진 수익률 내에서 더 하락하지 않는다면 수익을 보장해주는 형태가 많다.

따라서 증권사는 지수 상승 시 선물 매도를 통해 수익을 보존해야 한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ELS의 헤지구조로 인해 주가 상승시 선물을 매도하고 주가 하락 시에는 선물을 매수하면서 이는 현물과 선물의 베이시스에 영향을 준다"면서 "특히 주가 상승시에 차익프로그램 매도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ELS가 증시를 장악하는 현상은 상승 탄력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ELS가 주가의 상승을 가로막을 수는 있지만 오히려 추가적인 하락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더 안정적인 지수 움직임을 보장해줄 수 있어 지수 하락시에는 긍정적인 역할이 더 많다.

교보증권 김지혜 연구원은 "증권사는 위험 요인을 헤지해 고객들에게 수익을 돌려줘야 한다"며 "지수의 상승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하락시 하락폭을 줄이는 역할도 하게 돼 증시에는 크게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동양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대부분의 원금비보장형 ELS는 저점 매수, 고점 매도가 나타나고 초기 ELS 설정시에는 일정 규모의 기초자산을 매수해야 한다"면서 "최근과 같이 지수가 큰 폭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상승하는 시장에서는 ELS의 만기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 역시 "일시적으로 코스피의 상승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상승 트렌드를 유지하기에는 좋은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ELS의 역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변명섭 기자 msb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