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조업 봄바람 '살랑'…유럽은 '살얼음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美 제조업지수 53.4로 상승…고용·소비 등 경제체력 좋아져
"유럽 '잃어버린 10년' 온다"…긴축·재정위기, 여전히 불안
"유럽 '잃어버린 10년' 온다"…긴축·재정위기, 여전히 불안
미국과 유럽 경제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내수 회복세에 힘입어 제조업이 살아난 반면 유럽은 사상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하는 등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경제엔 ‘봄바람’이 부는 반면 유럽 경제는 봄에서 다시 겨울로 되돌아가 버렸다”고 평가했다.
○불붙은 미국 제조업
시장조사업체 마킷은 2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지수가 53.4로 2월의 52.4보다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수치는 전문가 예상치(53.0)를 웃돈 것. 경기 확장과 축소의 기준이 되는 50을 32개월 연속으로 넘어섰다. 미국 제조업이 확연한 회복세에 들어선 것이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확장 국면을, 50을 밑돌면 위축 국면을 뜻한다.
고용 상황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2월 미국 실업률은 8.3%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 달간 일자리는 22만7000개 늘어났다. 석 달 연속으로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진 것은 2011년 초 이후 처음이다. 일자리 수 증가세도 6개월간 이어지며 2006년 이후 최장기록을 갈아치웠다.
FT는 이 같은 지표 개선에 대해 “미국 내수시장이 회복되면서 제조업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폴 데일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제조업 지수 호전에 힘입어 상승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52.45포인트(0.4%) 오른 13,264.49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12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겨울’로 되돌아간 유럽
유럽 경제는 고용시장과 제조업 부문에서 미국과 온도차가 극명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유럽에서 재연될 것”(FT)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왔다. 2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실업률은 10.8%로 1997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유로존 17개국에서 실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700만명을 넘어섰다”며 “유럽연합(EU) 전체로는 실업자가 2500만명에 이르고 앞으로도 매달 최소 수십만명씩 실업자가 늘 것으로 추정된다”고 우려했다.
유로존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8개월째 50을 밑돌며 위축됐다. 2월 유로존의 PMI는 47.7에 불과했다. 유럽 최대 제조업 국가인 독일의 PMI가 1월 50.2에서 2월 48.4로 악화되며 불안을 키웠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살아나고 유럽 경제는 가라앉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유럽은 긴축과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따른 소비 부진 등으로 연말에 실업률이 11%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재정위기 우려가 재발한 것도 불안 요인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채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가운데 긴축정책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이탈리아에 대한 우려도 다시 불거졌다.
지난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회람된 비밀 문건에선 “유럽 경기침체가 심화되면 이탈리아가 당초 계획했던 긴축정책이 좌초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불붙은 미국 제조업
시장조사업체 마킷은 2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지수가 53.4로 2월의 52.4보다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수치는 전문가 예상치(53.0)를 웃돈 것. 경기 확장과 축소의 기준이 되는 50을 32개월 연속으로 넘어섰다. 미국 제조업이 확연한 회복세에 들어선 것이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확장 국면을, 50을 밑돌면 위축 국면을 뜻한다.
고용 상황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2월 미국 실업률은 8.3%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 달간 일자리는 22만7000개 늘어났다. 석 달 연속으로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진 것은 2011년 초 이후 처음이다. 일자리 수 증가세도 6개월간 이어지며 2006년 이후 최장기록을 갈아치웠다.
FT는 이 같은 지표 개선에 대해 “미국 내수시장이 회복되면서 제조업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폴 데일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제조업 지수 호전에 힘입어 상승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52.45포인트(0.4%) 오른 13,264.49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12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겨울’로 되돌아간 유럽
유럽 경제는 고용시장과 제조업 부문에서 미국과 온도차가 극명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유럽에서 재연될 것”(FT)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왔다. 2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실업률은 10.8%로 1997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유로존 17개국에서 실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700만명을 넘어섰다”며 “유럽연합(EU) 전체로는 실업자가 2500만명에 이르고 앞으로도 매달 최소 수십만명씩 실업자가 늘 것으로 추정된다”고 우려했다.
유로존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8개월째 50을 밑돌며 위축됐다. 2월 유로존의 PMI는 47.7에 불과했다. 유럽 최대 제조업 국가인 독일의 PMI가 1월 50.2에서 2월 48.4로 악화되며 불안을 키웠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살아나고 유럽 경제는 가라앉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유럽은 긴축과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따른 소비 부진 등으로 연말에 실업률이 11%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재정위기 우려가 재발한 것도 불안 요인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채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가운데 긴축정책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이탈리아에 대한 우려도 다시 불거졌다.
지난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회람된 비밀 문건에선 “유럽 경기침체가 심화되면 이탈리아가 당초 계획했던 긴축정책이 좌초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