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제약사 버텍스파마슈티컬스는 제약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미세생체조직시스템(MPS)을 신약개발에 도입한 곳으로 꼽힌다. 최대한 인체 내와 유사한 상황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시험해 신약개발 실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큐리에이터는 백규석 대표 등 버텍스 내에서 장기모사칩을 개발하던 팀이 합류한 신약벤처 기업이다.“이런 걸 얘기해도 되나요? 버텍스에서 저희가 있는 팀을 ‘비밀무기(secret weapon)’라 불렀어요.”백규석 큐리에이터 대표<사진>는 2019년 큐리에이터에 합류하기 전까지 버텍스파마슈티컬스에서 맡았던 일에 대해 운을 떼며 이같이 말했다.버텍스에서 응용물리연구원(Applied physics Research Scientist)으로 재직하며 신약 후보물질을 검증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게 당시 백 대표의 일이었다. 그는 “최근 버텍스가 개발한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 4개가 모두 임상시험을 성공했는데 여기 우리 비밀무기팀에서 개발한 미세생체조직시스템(MPS)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MPS는 장기모사칩이라고도 부른다. 실험하고자 하는 인체 환경을 축소한 뒤 약물을 스크리닝하기 좋게 집적한 장치다. 약물을 평가하기 위한 각 구획(well)에 얼마만큼 인체와 유사한 구조를 담을 수 있는지는 각사의 기술력에 의해 갈린다.백 대표 외에도 버텍스 출신 연구원 4명이 합류한 큐리에이터는 다국적 제약사의 주목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 MPS를 구현하고 이를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여주는 MPS안전성과 유효성을 여러 동물실험에서 입증한 후보물질이 최종 임상시험을 마쳐 신약이 되기까지의 확률은 통상 10%로 통한다. 다양한
장자(莊子) 철학의 이론적 틀인 ‘제물론(齊物論)’은 스승인 남곽자기와 제자인 안성자유라는 두 가공인물이 펼치는 대화로 시작한다. “남곽자기가 탁자에 기대어 앉아 있다 하늘을 우러르며 한숨을 길게 내쉬는데 멍하니 넋이 나가 마치 자신의 짝을 잃은 듯했다. 제자인 안성자유가 시중을 들다가 의아해서 물었다. ‘어째서 그러고 계십니까? 몸은 정말로 말라죽은 나무와 같고, 마음은 정말로 불 꺼진 재와 같습니다. 지금 탁자에 기대어 앉아 계신 모습은 예전에 탁자에 기대어 앉아 계시던 모습과 사뭇 다릅니다.’ 그러자 남곽자기가 말했다. ‘자유야, 참 잘 보았다. 지금 나(吾)는 나(我)를 살해했다.’”장자는 내(吾)가 나(我)를 죽이면(喪) 비상하는 대붕과 같은 존재로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국민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기본적 지표로 기대수명 또는 ‘0세에서의 기대여명’을 들 수 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9년에 83.3세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일본(84.4세), 스위스(84.0세), 스페인(83.9세), 이탈리아(83.6세) 다음으로 기대수명이 길다.그런데 우리의 기대수명은 길어지고 있지만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만성질환에 걸리는 노인들이 많아지면서 건강하지 못한 장수라는 역설적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따라서 기대수명에서 건강에 문제가 생겨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healthspan)을 측정하게 됐다.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하는 2021년 <World Health Statistics>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73.1세(남자 71.3세, 여자 74.7세)로 기대수명(WHO 기준 83.3세)과
미국 제약사 오릭파마슈티컬스가 보로노이로부터 도입한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이 순항함에 따라 보로노이가 독자개발 중인 차기 후보물질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보로노이의 신약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김대권 대표로부터 차기 후보물질 ‘VRN11’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Q. 보로노이는 비소세포폐암(NSCLC)에 대한 2종류 표적치료제 후보물질을 갖고 있다. 각각 어떤 약인지 설명해달라.A. 먼저 VRN07과 VRN11 모두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쓰는 표적치료제다. 모든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쓸 수는 없고, 상피성장인자수용체(EGFR)에 돌연변이가 생긴 환자들에게 사용한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30~40%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환자들은 흔히 ‘EGFR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EGFR TKI)’라는 표적치료제로 치료를 받는다.EGFR 변이에 대해 먼저 설명을 하겠다. EGFR에 생기는 돌연변이로는 엑손19 결손과 엑손21(L858R) 치환 사례가 가장 흔하다. 이 돌연변이 때문에 상피세포가 멈추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 암이 된다. 과거에는 게피티닙(제품명 이레사)을 주로 썼고, 최근엔 한국을 포함해 3세대 EGFR TKI인 오시머티닙(타그리소)을 1차 치료제로 쓰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오시머티닙은 게피티닙 등 구세대 EGFR TKI를 썼을 때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주요 원인인 T790M 변이에 대응할 수 있다.오릭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한 VRN07은 타그리소가 대응하지 못하는 엑손20 삽입 변이 치료를 목표로 하는 후보물질이다. 국내에선 레이저티닙(렉라자)과의 병용요법 파트너로 잘 알려진 얀센의 아미반타맙(리브레반트)이 VRN07의 경쟁약이라 할 수 있다.VRN11은 4세대 EGFR TKI다. 3세대 EGFR TKI인 오시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