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楽天)의 입사식이 화제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라쿠텐은 지난 2일 오전 도쿄 시나가와 본사에서 독특한 ‘영어 입사식’을 열었다. 이날 미키타니 히로시(三木谷浩史) 사장은 신입사원 310명 앞에서 “벤처로 돌아가라(Back To Venture)” 주제의 강연을 했다. 미키타니 사장은 신입사원들에게 “대기업에 들어온 것으로 생각하지 말라”며 도전정신을 갖고 일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발언은 올해 해외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라쿠텐의 향후 계획과 깊은 관련이 있다. 라쿠텐은 우리나라의 옥션(Auction)과 같은 인터넷 오픈마켓(구매대행) 사이트로 일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011년도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713억 엔을 기록했다.

라쿠텐은 해외의 다수 인터넷 통신판매 업체를 인수해 북미, 유럽, 아시아 등 9개국에 진출했다. 2010년도 해외 전자 상거래(EC)사업 매출은 871억 엔으로 일본 국내 시장 매출(1조1000억 엔)의 10%도 안돼 향후 해외시장에서의 수익을 창출에 힘을 쏟고 있다.

입사식을 영어로 진행한 것은 미키타니 사장의 이런 계획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입사원중 약 20%가 외국인이다. 중국이나 미국외 키르기스스탄, 페루까지 21개국의 다양한 국적의 멤버로 구성돼 있다. 올 7월부터 영어를 사내 공용어로 사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라쿠텐의 독특한 운영방식 때문이다. 라쿠텐은 직판모델(자사의 재고를 갖고 직접 상품을 판매)이 아닌 사이트에 출점한 점포들의 매출액에서 일정 수수료를 받아 운영하는 ‘마켓 플레이스(구매대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해외 자회사는 현재 직판모델을 운용하고 있지만 앞으론 국내 방침을 동일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마켓 플레이스’ 모델은 점포관리뿐 아니라 상품의 품질 및 배송 서비스의 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등 직판모델에 비해 보다 밀착된 현지화를 필요로 한다. 수익창출에 시간이 걸린다.

이에 비해 경쟁사인 미국 ‘아마존(Amazon)’은 북미 이외 지역에서 전체 매출의 약 40%를 벌어들인다. 시가총액은 라쿠텐의 약 6배에 달한다. 신흥국에서 인터넷 서비스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어 글로벌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가들의 평가는 높다. 라쿠텐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려면 '마켓플레이스' 모델의 해외 보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소정 인턴기자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