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증시가 추가 상승하려면 전기전자(IT) 이외의 경기민감주의 실적도 개선돼야 한다고 3일 밝혔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정말 좋아지고 있다면 전반적인 소비심리와 소비여력이 개선되면서 IT 이외의 경기민감주까지 실적이 동반 상승해야 한다"라며 "삼성전자와 함께 경기민감주들이 강세를 보이지 못한다면 지수 추가 상승도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시장이 정말 좋아지려면 이미 기대치가 높아진 업종이 아닌 기대치가 바닥인 업종에서 깜짝 실적이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1분기 어닝시즌의 핵심은 삼성전자가 아니라 지난해 상반기 깜짝 실적을 주도했던 차화정이라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시장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실적 예상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포스코, 현대제철, LG화학, 동국제강, 호남석유 등 소재 업종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 업종 실적추정치가 지난달 전반적으로 하향됐고 최근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는 자동차 업종도 눈에 띄는 반등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오는 5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를 전후로 시장 분위기는 소강 상태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라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시장 추정치가 이미 10개월 이상 하향돼 증시가 과도하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업종별 전략 측면에서는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사 4월 모델포트폴리오에서는 '안전 마진'을 강조해 자동차의 비중을 높였다"라고 전했다.

소재, 산업재, 제약 등 실적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업종들에 대해서는 단기 트레이딩 가능성을 염두해 두라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위 업종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 편차가 과거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까지 벌어졌는데 이는 업황이 둔화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정치 편차가 과도하다면 평균 회귀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업황 둔화라는 큰 그림은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해당 업종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비관론이 지나치게 과도한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볼만 하다"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번 어닝시즌의 뜨거운 감자는 역시 소재·산업재"라며 "에너지, 화학, 철강 업종은 여전히 실적 하향 조정 우려가 불거질 수 있어 벤치마크보다 비중을 낮게 책정했지만 예상 실적 추정치 편차가 과도하게 벌어져 있다는 점은 단기 트레이딩 가능성을 열어두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