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은 2일 하이닉스의 엘피다메모리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본다며 엘피다 매각 관련 뉴스로 주가가 하락하면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권했다.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3만5000원은 유지.

박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의 엘피다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은 일본 정부나 여론의 반대 가능성이 매우 높고 기존에 하이닉스가 영위해 온 D램사업과 비교할 때 사업구조나 고객기반 면에서 유사해 합병시너지가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이 최근 하이닉스 지분 인수가액을 산정할 때, 주가순자산비율(P/B) 2.03배를 적용했다"며 "단순계산이긴 하지만 동일한 밸류에이션을 적용한다면 엘피다의 지분 전량을 매수하는데 약 7조9000억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엘피다는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4조원의 순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현재 엘피다와 자회사인 렉스칩의 생산능력은 월투입 기준으로 각각 13만매, 8만매인데 이 정도 규모의 신규 팹을 건설하더라도 대략 8조원이면 무난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엘피다 매각 이슈는 하이닉스 주가에 더 이상 부정적이지 않다는 게 동양증권의 판단이다. 하이닉스가 엘피다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도시바가 설령 인수하더라도 위협의 강도가 약화될 수 있어서다.

박 애널리스트는 "엘피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설비투자를 지연해 왔다. 특히 법정관리 하에서는 설비투자가 극히 제한된다. 기업의 매각절차란 장기화되기 마련이어서 도시바가 인수할 시점에서 엘피다의 생산설비란 막대한 시설투자를 요구하는 구형설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엘피다의 생산감소와 시장지위 하락, 합병 시너지 약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D램은 더 이상 성장산업이 아니다. 인수 이후 엘피다의 재기는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엘피다 매각 관련 뉴스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는 시점마다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