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리의 국회의원 총선거가 열리는 오는 11일 평양에서 제4차 노동당대표자회를 개최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노동당 제4차 대표자회 대표자선거를 위한 조선인민군, 도(정치국), 시(구역), 군 당대표회들이 성과적으로 진행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사진)이 당 총비서에 임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은 이어 “조선인민군, 도·당 대표회에서는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를 4차 당대표자회 대표로 높이 추대했다”고 전했다.

이번 당대표자회는 2010년 9월 이후 1년7개월여 만에 열리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3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을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하면서 그가 후계자임을 대내외적으로 사실상 공식화한 바 있다. 이번 당대표자회에서는 김정은이 국가 최고지도자로서의 지위를 분명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김정은 체제에서 당의 기능을 정상화하고 강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김정은이 당 총비서 직위로 북한 통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정은 시대’가 공식 출범하는 상징적인 행사를 하필이면 남한의 총선날 개최하는 것이 눈길을 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에서 총선이 실시되는 바로 그날 당대표자회를 개최함으로써 총선 결과에 집중될 수 있는 국제사회의 관심 일부를 북한이 빼앗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는 1일(현지시간) ‘디지털 글로브’가 공개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동식 레이더 트레일러, 연료 및 산화제 탱크들로 보이는 일련의 장비들이 포착돼 로켓 발사 준비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이 예고한 대로 김일성 주석의 생일 100주년이 되는 15일을 전후해 ‘광명성 3호’를 발사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11일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당 총비서직에 임명된 뒤 ‘광명성 3호’를 발사해 김정은 시대의 출범을 알리려는 복안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군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광명성 3호) 발사 비용이 주민 1900만명의 1년치 식량을 사는 돈과 맞먹는다고 분석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4월 중순 예고한 광명성 3호 발사 비용을 약 8억5000만달러로 추정하고 있다”고 2일 말했다. 미사일 발사에 소요되는 8억5000만달러로 중국산 옥수수 250만을 살 수 있고, 이는 현재 배급량을 기준으로 북한 주민 1900만명의 1년치 식량에 해당한다고 그는 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일부 기술만 보완하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기술은 다단 로켓, 재진입체, 고체연료, 정밀 유도기술 등과 관련된 일부 기술적 문제와 신뢰성만 향상된다면 미국 본토까지 사거리를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조수영/홍영식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