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짜리가 2억으로…골프회원권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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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새 평균 가격 3분의1로 '뚝'
수도권 일부는 올들어 '꿈틀'
수도권 일부는 올들어 '꿈틀'
골프회원권 시장 침체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2008년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증권사, 금융사, 건설사 등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회원권을 팔아치우기 시작하면서 회원권 시장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회원권거래소 관계자들은 “이렇게 많은 악재가 산적한 시기는 없었다. 올해도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역대 최고가의 3분의 1로
회원권 시장의 황금기는 2006~2008년이었다. 상당수 골프장들이 이 기간에 역대 최고 시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는 최고가의 3분의 1 이하로 뚝 떨어졌다. 어느 한 곳도 예외없이 동반 추락했다.
일부 골프장들은 ‘황제 회원권’의 기준선인 1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무너져 중가대 골프장으로 전락했다.
서원밸리는 2008년 7월 9억7000만원을 기록했으나 현재 2억4500만원으로 4분의 1 수준이다. 송추도 2008년 3월 9억3000만원을 찍은 뒤 3억1000만원으로 66.6% 하락했다. 9억원까지 올라갔던 신원과 아시아나도 각각 3억9000만원, 3억1500만원으로 내려갔다.
◆4년 새 시가총액 10조원 날아가
지난 1년간 골프장 회원권 시가총액은 4조4000억원 증발했다. 지난해 회원권 시장 규모는 25조8000억원이었으나 올해 2월까지 21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2007년 31조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4년여 만에 10조원이 사라진 셈이다. 1억원 이하 골프장은 비교적 낮은 1000만원 안팎만 내린 반면 가격이 올라갈수록 하락폭이 컸다. 1억원대 회원권은 평균 3000만~4000만원 빠졌고 2억원대 회원권은 6000만~7000만원, 많게는 1억원 넘게 하락했다. 4억원 이상 고가대 회원권은 1억~2억원가량 급락했다.
박명옥 초원회원권거래소 팀장은 “회원제 골프장들의 입회금 반환 문제로 시장의 혼란이 우려된다”며 “주변 골프장 회원권 시세도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데다 건설 중인 골프장의 회원권 분양 실패에 따른 공사 중단 사태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는 일부 상승세로
올 들어서는 등락이 섞여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에 골프장 회원권값은 4.9% 상승세를 기록했다. 오른 곳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은 골프장이다. 강남300이 연초 1억800만원에서 1억3100원으로 30% 올라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법인들의 매수세 실종에 따라 초고가대 ‘황제 회원권’의 상승세는 3.5%로 낮은 수준에 그쳤다. 가평베네스트는 연초 7억3000만원에서 6억9000만원으로 4000만원 내렸고 남촌은 7억2000만원에서 6억7000만원으로 5000만원 하락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 송용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이사는 “악재가 사라지면 이용 가치에 중점을 둔 저가대 회원권이 가장 먼저 상승할 것”이라며 “법인들의 회원권 보유가 줄어든 만큼 경기가 호전될 경우 초고가대 회원권의 상승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