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고(故)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의 부인과 장남이 “상속은 과거에 끝난 일”이라며 이건희 삼성 회장 상대의 유산상속소송에 나서지 않겠다고 29일 밝혔다.

이 전 회장의 부인 이영자 씨(75)와 장남 이재관 씨(50)의 법률대리를 맡은 이찬희 변호사(법무법인 정율)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이들이 작성한 ‘상속 소송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이영자 씨와 이재관 씨는 이 서한을 통해 “선대 회장의 유산 문제는 다 정리된 것입니다. 저희는 소송에 참여할 뜻이 전혀 없습니다”고 밝혔다.

앞서 28일 법무법인 화우는 “이 전 회장의 둘째 아들인 고 이재찬 전 새한미디어 사장의 부인 최선희 씨(45)와 아들 준호(17)·성호 군(15)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유산상속소송을 냈다”고 발표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낸 소송은 단독으로 한 것”이라며 “이 전 회장 유족의 뜻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최씨가 소송을 낸 뒤 가족회의를 통해 소송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의 자녀는 4남1녀로 차남인 이 전 사장은 2010년 자살했다. 부인 최씨는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현 동아방송예술대 이사장)의 딸로, 이 전 사장이 사망하기 전부터 별거해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