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창근 칼럼] '허본좌'도 울고 갈 복지낙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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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복지는 결국 '세금지옥'
세금 얼마나 더 낼 것인가의 문제…공짜라고 양잿물 들이켤 수야
추창근 기획심의실장·논설위원
세금 얼마나 더 낼 것인가의 문제…공짜라고 양잿물 들이켤 수야
추창근 기획심의실장·논설위원
웬걸, 허본좌가 울고가게 생겼다. 그의 황당무계함을 뺨치는 복지천국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2주일 뒤의 총선을 향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경쟁적으로 내지르면서 판을 키운 복지공약의 키워드는 ‘무상(無償)’이다. 무조건 퍼주겠다며 국민들을 매수한 사람들이 이제 곧 의원 배지달고 국회로 들어가 우리 모두 공짜로 살 수 있는 즐거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새누리당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내걸고 0~5세 양육수당 지원, 고등학교 무상·의무교육 확대, 중증질환 의료비 부담 대폭 경감 등을 공언했다. 민주당은 아예 ‘보편적 복지’다.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에 반값 등록금 등이다. 정작 복지가 필요한 궁핍계층이 어딘지에 대한 고민없이 무차별 복지를 말하기는 마찬가지, 허본좌의 짝퉁이다.
새누리당은 89조원, 민주당은 그 갑절인 164조8000억원으로 복지천국을 약속했지만 셈이 서지 않는다. 이 많은 복지를 감당하기 위해 실제로 들어가야 할 돈을 기획재정부가 계산한 것은 연간 43조~67조원이다. 민주당의 무상의료에 연간 10조원, 새누리당·민주당의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에 4조원, 새누리당의 대학생 반값등록금에 2조원 이상 등이다. 사병 월급 인상(새누리), 또는 적립금 지원(민주)도 있다. 이것 저것 합치면 5년간 340조원으로 올해 연간 예산규모를 훨씬 웃돈다.
이 돈이 어디서 나올까. 다 우리가 내야 할 돈이다. 나라에서 쓸 돈을 마련하는 방법은 빚을 내거나 세금을 더 걷는 것 말고는 없다. 나랏빚도 세금부담이다. 외채 끌어와 복지지출을 늘리는 것은 자식에게 짐 떠넘겨 나라 살림을 거덜내는 지름길이다. 아버지가 판 복지의 함정에 아들이 빠져 허우적대다가 파탄난 그리스가 그 확실한 증거다.
30년 전 그리스 최초의 좌파 정권 총리에 오른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는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다 줘라”고 했었다. 무상교육·무상의료에 연금천국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관광말고는 변변한 산업기반이 없으니 공무원 일자리만 늘려 인구 1100만명에 공무원이 85만명이었고,그들의 은퇴 후 연금은 최고연봉의 95%에 이르렀다. 국민의 23%가 별로 하는 일 없어도 연금으로 생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다 빚이었고 2001년 유로존 가입 후 싼 금리로 들여온 자금도 ‘무상 복지’에 끌어대야 했다. 아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정권의 몰락은 필연이었다.
결국 세금을 누가 얼마나 더 내야 하는지가 문제의 본질이다. 민주당이 참 쉬운 방법을 내놓았다. ‘1% 슈퍼부자’를 찍어서 세금을 더 걷겠다고 했다. 1 대 99의 대립구도를 만들어 1%의 가진자를 악(惡)으로,타도의 대상으로 몰아붙임으로써 99% 국민들의 ‘배아픔’을 덜어주고 표도 긁어모을 수 있는 길이다.
제 힘으로 땀흘려 돈벌어 보지 못했고 세금 제대로 내지 않은 사람들이니 세금을 한없이 가볍게 생각한다. 지금도 대기업의 상위 1%가 전체 법인세의 80%를, 연봉 많이 받는 1%의 근로소득자가 전체 소득세의 48%를 부담해 나라살림을 떠맡는다.세금내기 좋아하고, 세금 내려 돈 버는 사람은 없는데 이들의 목을 더 조르겠다고 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면 거위는 죽는다. 살려면 도망치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세금은 누가 낼 것인가.
한번 맛들이면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복지라는 마약이다. ‘세금지옥’을 누구도 원치 않는다면 복지천국은 부도수표다. 결국 그 많은 사탕발림으로 약속한 낙원은 국민들 앞에 마셔서는 안 될 ‘공짜 양잿물’을 들이켜라고 내놓은 속임수다. 아버지가 만든 덫에 아들이 갇힌 비극이야말로 그리스 얘기가 아닌 우리의 미래다.
추창근 기획심의실장·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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