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털어 고기 쏜 최신원 SKC 회장의 직원사랑
지난 27일 저녁 경기도 수원시 정자동의 SKC첨단기술중앙연구소. 앞뜰에 차려진 테이블마다 막걸리와 신김치가 놓였고, 한켠에선 삼겹살 굽는 냄새가 입맛을 돋웠다.

SKC는 이날 ‘행복과 소통의 BBQ파티’를 열었다. 첨단기술중앙연구소와 수원공장 직원 200여명은 젓가락을 든 채 테이블에 앉았다. 고기를 굽고 나른 것은 앞치마를 두른 임원들이었다. 그 가운데는 하얀 요리사 가운을 입은 최신원 회장(사진 왼쪽)도 보였다.

최 회장은 한손엔 집게를, 다른 한손엔 가위를 들었다.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팀별로 고기를 나눠 주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SKC는 이전에도 바비큐파티를 종종 했지만, 최 회장이 직접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제주도에서 150㎏의 돼지고기를 공수해 왔다”며 “고기값만 600만원이 들었는데 내 한달치 월급”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한결같이 하나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원활한 소통이 변화와 혁신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수원에 이어 울산과 천안, 진천공장에서도 바비큐파티를 열고 직원들에게 고기를 ‘대접’할 계획이다. 그는 직접 구운 고기를 직원들의 입에 넣어주면서 “더 열심히 해서 올해보다 성과금 더 받아야지”라고 격려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SKC는 1조6800억원의 매출에 23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에 올초 직원들에겐 500~800%의 성과금이 지급됐다.

최 회장은 “요즘 필름 시황이 좋지 않지만 점차 나아질 테고 화학부문은 여전히 실적이 좋다”며 “올해 사상 처음 매출 2조원 돌파도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올해 경영 상황이 쉽진 않을 것”이라며 “원가 절감과 더불어 품질 혁신, 연구개발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