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유럽 MD시스템 논의
미·러, 유럽 MD시스템 논의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26일 각기 양자회담을 갖고 현안들을 논의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53개국 정상급 대표들은 약 200차례 양자회담을 가지고 현안 등을 논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갖고 양국이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저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서울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 두 사람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로켓 발사를 자제하도록 신호를 보내기로 합의했다”며 “우리는 북한이 로켓 발사를 포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란 핵문제와 관련, 이란과 ‘5+1 중재그룹(유엔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의 협상을 지지한다면서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고 이란이 국제 의무를 이행하며, 핵무기가 아닌 평화적 목적의 원자력 에너지를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미·러 관계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럽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구축 문제와 관련, 서로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과 나토는 이란 등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유럽에 MD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나토의 유럽 MD가 자국 핵전력 약화를 초래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회담을 갖고 북핵문제 등 한반도 정세와 양자 간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의 상황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힌 뒤 미국과 중국은 핵 비확산문제에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밝힌 점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