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보합권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박스권 상단인 2050선의 저항을 받아 후퇴한 코스피지수는 그동안 증시 상승을 이끈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사자'에 나서지 않으면서 한층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도 당분간 기간 조정을 이어가 추가적인 방향성 구축을 위한 준비 과정을 거칠 것이란 분석이다.

22일 오전 10시4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72포인트(0.08%) 내린 2025.51을 기록 중이다. 장 초반 유입된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한 후 보합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수급 공백 등으로 당분간 코스피지수의 기간 조정 국면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이후 외국인 프로그램 비차익 매매 추이와 코스피지수의 상관관계는 97%에 달해 사실상 증시 상승을 외국인 비차익 매수세가 이끌어 왔다"며 "연초 이후 탄력적으로 유입된 외국인의 비차익 매수세가 일단락된 가운데 기관의 펀드 환매 물량에 따른 비차익 매도는 지속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코스피지수와 등락비율(ADR) 20일 평균치가 동반 하락, 증시 조정 국면을 암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종목군에 매수세가 편중되며 코스피지수가 고점을 경신하고 이후 ADR과 지수가 동반 하락하는 일반적인 지수 조정 과정을 답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인지 동양증권 연구원 역시 "코스피지수가 전고점을 넘어섰지만 추가 상승에 실패하고 되밀려 전날 5일 이동평균선(2038.91)을 밑돌아 장을 마쳤다"며 "이 과정에서 이동평균선 수렴 확산지수(MACD)에서 매도 신호가 발생하는 등 단기적으로 기술적 흐름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2050선 부근에서 거래량이 증가했는데, 이는 차익실현 매도세가 강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아직은 본격적인 상승 추세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시점이란 신호라고 풀이했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선 증시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이평선 부근인 1990선이 바닥,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과 기술적 분석상 분기점인 2050선을 상단으로 하는 박스권에서 코스피지수의 등락이 불가피하겠지만 추가 상승을 위한 시장 에너지 보강 과정"이라며 "중단기 상승추세가 유효하기 때문에 단기 물량소화 과정은 비중확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인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다소 불규칙한 주가 흐름이 나타나겠지만 올해 1, 2월의 강한 상승을 고려하면 최근 조정은 자연스런 모습"이라며 "조정 양상이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조정으로 진행되고 있고, 일정한 조정을 거친다면 안정적인 상승 국면이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기전자 업종의 증시 주도권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진 후 나타난 전기전자 업종의 주도력이 2년 이상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른 업종 대비 실적 개선세가 돋보이는 가운데 긍정적인 수급이 지속되면서 전기전자 업종의 코스피지수 주도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기전자업종 상대지수가 2003년 당시 저항선에 도달한 상태란 점에서 1~2개월가량 상대적 강세가 약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초점] 박스권 갇힌 코스피…전문가 "기간 조정 지속"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