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코스피지수는 조정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프로그램 매물이 꾸준히 출회된 탓에 소폭 하락했다. 대다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증권, 은행, 기계, 음식료, 건설 등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장중 127만70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재차 경신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미국과 중국 경기 우려에 소폭 떨어졌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빌리턴이 중국의 철광석 수요가 정체될 것이라고 전망해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불거졌다. 2월 미국 주택착공 건수도 69만8000채로 전월 대비 1.1% 줄었다. 다만 주택 착공의 선행지표인 건축 허가건수는 5.1% 증가한 71만7000채를 기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당분간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증시 추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이 낮은 이유는 과거와 달리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엇박자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칫 미국 경기모멘텀은 둔화되고, 중국 경기모멘텀은 회복이 지연되는 과정으로 비춰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제조업 경기 회복세는 중기 국면에 진입한 정도에 불과하지만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고 대외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미국의 경기모멘텀이 앞으로 수 개월간 증시 상승에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 팀장은 또 "중국 경기 모멘텀이 아직까지 투자자들의 걱정을 완화시켜 줄 정도로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주식시장은 충분한 지지력을 확보하고 있다"라며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또는 경기선행지수 반등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 주식시장은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횡보할 때 주식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유리하다"라며 "정보기술(IT), 기계, 건설, 화학, 조선, 증권 등 경기민감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것"을 권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도 "시장을 압도할 만한 변수가 없어 코스피지수가 최근 한달 간 완만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심리가 대외변수에 장기간 눌려와서 미국 경제지표의 급속 개선, 유럽 성장률의 빠른 회복, 중국경제의 지속 및 명확한 고성장 등 충격적인 변수가 없으면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의 연속'으로 느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송 연구원은 다만 "현재 국제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으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최근 경기 개선세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라며 "상승을 염두에 두고 코스피 전체 움직임 보다는 종목별 움직임, 수익률에 집중해서 단순하게 대응할 것"을 권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