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작 후폭풍…野 연대 '관악乙 비상'
야권연대 후보 경선을 놓고 여론조사 조작 논란에 휩싸인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상대 후보였던 김희철 민주통합당 의원이 원한다면 재경선을 하겠다”고 20일 말했다.

이 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관악을 야권단일화 경선과 관련해 선거캠프의 두 상근자가 당원들에게 여론조사 응답 시 20~30대로 응답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유를 불문하고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후보직 사퇴 주장에 대해 “두 사람의 과욕으로 일어난 일이다. 대표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게 맞지만 주민 의사를 물을 수 있는 방식으로 책임지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인터넷상에는 이 대표의 조모 보좌관과 선거캠프의 박모 국장이 경선이 진행된 17~18일 당원들에 나이를 속이라고 지시한 문자메시지가 빠르게 확산됐다. 문자메시지에는 ‘ARS(자동응답전화) 60대 종료, 60대로 응답하면 모두 버려짐. 다른 나이대로 답변해야 함’ ‘남은 연령대는 20~30대로 응답자가 부족한 상황’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앞서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간 밀실 야합경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탈당과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번 경선은 참관인조차 없이 진행됐고 투표 직전 1인1표제가 중복투표 허용으로 바뀌는 등 원칙도 투명성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일 시간대에 같은 선거구에 대해 실시한 두 개의 여론조사 결과 임의전화걸기(RDD) 전화면접 득표율이 56.57%인 반면 ARS 득표율은 46.49%로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며 “ARS 조사 결과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임종석 전 사무총장이 후보 자리를 내놓은 서울 성동을에 홍익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를 전략공천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홍 교수는 통일부 정책보좌관과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거쳤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